좋아하는 것조차 즐겁지 않을 만큼 우울할 때

by 동이

마음은 조용히 신호를 보낸다
오늘은 조금 버거웠노라고
기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마음이 다 타버린 것 같다고

좋아하던 음악도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맛있던 음식도
입안에서 아무 감정이 일어나지 않고
웃기던 영상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게 만들 때

사람은 생각한다
내가 변한 걸까
내 감각이 고장난 걸까
무언가 놓친 걸까

하지만 아니다
괜찮다
그건 게으른 것도
잘못한 것도 아니다
지친 마음이
쉬자고 보내는 작은 신호일 뿐이다

너무 열심히 산 사람에게만
오는 피곤함이 있다
너무 앞만 보고 걸은 사람만
느끼는 고독이 있다
그만큼 마음이
많이 다쳤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종종 잊는다
기쁨도 감정도
끊임없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소진된다는 사실을

그러니
지금 즐겁지 않아도 괜찮다
기쁨은 사라진 게 아니다
잠시 멀리 가 있을 뿐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오늘의 당신은
충분히 버텼다
충분히 견뎠다
충분히 잘했다

조금만 쉬자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그 휴식은 정당하고
오히려 꼭 필요하다

창밖에 비가 오든
햇살이 들든
그냥 눈을 감고
숨을 내쉬어 보자
몸이 긴장으로 굳었다면
그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오래 남는다
그러니 다그치지 말자
조급해하지 말자
오늘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아무 감정이 들지 않는 날도
살아내고 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날도
시간은 흘러간다
지금의 당신은
멈춘 것이 아니라
회복 중이다

감정이 둔해지는 날은
얼마든지 있다
모두가 그 시간을 지나간다
누구나 한 번쯤은
기쁨을 잃어본다

그러니
자책하지 말자
내가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 번만 줄여 보자

대신 이렇게 말하자
“괜찮아
지금 힘들 수 있어
지금 쉬어도 돼”

마음은 생각보다 느리고
회복은 생각보다 더 느리다
하지만
느려도 괜찮다
더 늦어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걸음도
충분하다

조금 쉬면
다시 좋아하는 것들이
다시 마음 안에서 빛날 때가 온다
노래가 다시 들리고
맛이 다시 돌아오고
작은 영상 하나에도
웃음이 나오는 날이 온다

그날을 위해
오늘은 잠시 눌러앉자
흐릿해진 감정 위에서라도
천천히 숨 쉬며
지친 나를 다독여 보자

이 문장은
당신을 위로하려고 쓴 글이다
당신이 지금 어떤 마음이든
그 마음 그대로
존중받아도 되는 하루다

오늘은 버텼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잘했다
충분히 의미 있었다
휴식은 도망이 아니고
회복을 위한 멈춤이다

그러니 잠시 쉬자
다시 좋아질 힘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 하루조차
살아낸 당신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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