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했는데도 불안할 때

by 동이

마침내 정상에 올랐을 때, 나는 승리의 깃발을 꽂았지만 동시에 깊은 불안감에 사로잡혔습니다. 모두가 축하하고 박수 치는 그 순간에도, 내 안의 작은 목소리는 속삭였습니다. "이제부터는 내려갈 일만 남았어." 성공이란 늘 눈부신 정복의 순간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경험한 성공의 절정은 오히려 예상치 못한 고독과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는 보지 못했던 광활하고 텅 빈 평야를 마주한 기분이었습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숨 가쁜 호흡과 눈앞의 장애물만이 전부였습니다. 오직 전진만이 미덕이었고, 불안은 목표라는 단단한 껍질 속에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껍질이 깨지고 목표가 현실이 된 순간, 봉인되었던 불안은 폭포수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이 성공이 과연 내 실력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행운의 우연이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사람들은 나의 결과만을 보지만, 나는 그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무수히 많은 실수와 허점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성공을 향한 열망이 나를 지탱하는 굳건한 기둥이었습니다. 이제 그 기둥이 사라지고 나자, 나는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습니다. 이 성취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의 기대라는 이름의 투명한 족쇄가 나를 짓누르고,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피로기에, 엄격한 감시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성공은 나에게 자유를 주기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구속을 안겨주었습니다.

가장 외로운 것은, 이 불안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에게는 오직 행복과 자신감만을 기대합니다. 만약 내가 불안하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하거나 나를 나약한 존재로 판단할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나는 완벽하게 포장된 가면을 쓰고, 그들의 축하에 미소로 화답할 뿐입니다. 이 미소 뒤에는 천 개의 바늘이 심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이 숨어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감옥에 가두고 열쇠를 삼켜버린 죄수와 같습니다.

성공은 결승선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점임을 깨닫지만, 그 시작이 두렵기만 합니다. 이전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었기에 자유로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잃을 것이 너무 많아졌고, 이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긴장 속에 살아야 합니다. 이 불안은 나를 갉아먹는 조용한 좀벌레와 같습니다. 나는 이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고, 더욱 완벽해지려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불안의 그림자는 더 짙어집니다. 언젠가 이 높은 곳에서 추락할 것이라는 예감은, 축배의 잔을 들어 올리는 손을 떨리게 만듭니다. 성공이라는 훈장 뒤에 숨겨진 이 고독하고 날카로운 불안이야말로, 내가 치러야 할 가장 비싼 대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 불안을 나의 새로운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 높은 곳에서의 삶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함을 의미합니다. 그 빛이 너무 밝고 눈부셔서, 나는 차라리 익숙한 어둠 속에 머물기를 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그 날이 오기까지 나는 이 그림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또 하루를 살아낼 것입니다. 다만, 그 언젠가를 위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놓아줄 용기의 씨앗을 몰래 심어두고, 언젠가 스스로 싹을 우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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