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백수 일기
오늘은 예전 아내와 극장에서 보았던 인터스텔라를 네플릭스로 다시 보았다.
내용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지만, 뭔가 마지막에 진한 감동을 느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져 다시 보게 되었고, 역시나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하게 되는 누군가의 도움인 것 같다.
과학자들은 미래의 내가 도울수 있다며 양자 물리학을 연구할 것이고,
신을 믿는 사람들은 신의 간섭이라고 기도를 할 것이고,
무당들은 귀신이 씌었다며 굿을 할 것이고.
무신론자들은 모든 것은 우연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주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마치 하루살이가 인간의 삶을 상상할 수 없듯이, 인간은 우주의 하루살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너무 억울해할 일도, 비난할 일도 없고, 너무 기뻐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시간이 말해주고, 다 이유가 있다고 믿으면 그뿐이다.
그 방향이 의와 진실이고, 내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시간들은 때론 한심해 보여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사필귀정은 우주의 섭리이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어쩌면 창조자의 시간을 겸손하게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자리에서 그 때을 위해 고통을 지불하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어제는 "빠르게 실패하기"란 책을 읽었다. 내가 망설이고 도망치고 싶은 것들은 사실은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향이 오랜 내면의 소리라면 내 삶에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빠르게 많은 실패를 하면서 어설픔을 경험해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때를 기다리면 안 된다.
그냥 시작해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미래의 나와 언젠가는 조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