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 2019년 7월 17일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규은이를 야단쳤다.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아 야단을 치다가, 또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작년에 아이들을 혼낸 후에 다시는 아빠가 큰 소리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던 기억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감정 컨트롤이 잘 안돼 웬만하면 아이들을 혼내지 않은데, 막내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내를 지켜보다가 나서게 되었다.
막내는 착하고 성실한 반면에 행동이 느긋하고 욕심이 없어서 주변을 답답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기 초부터 아내는 막내에게 독서목록을 제출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낼모레가 방학인데도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번 주부터 하나라도 빨리 써서 선생님께 내라고 하는데도 오늘까지도 쓸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모른 척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저녁을 먹은 후 빈둥거리는 아이에게 왜 안 쓰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엔 아무 말이 없다가 야단을 치고 나서야 마지못해 쓰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차라리 대학 갈 마음이 없다던지, 안 써도 상관없다던지 하는 말이었으면 모르겠는데, 혼이 나서야 쓰겠다는 말에 갑자기 더 화가 나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러면 아이는 울게 되고 내 말은 훈육이 아닌 폭언이 되어, 나는 소리만 질러대는 못난 아빠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아내가 규은이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한참을 얘기했다. 미정이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없다. 항상 끝까지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힘들면 나에게 와서 투정을 부리는 정도이다.
아이들 깨울 때도 나는 두세 번 깨우다 화가 나는데, 아내는 계속 같은 목소리로 깨우다 안 일어나면 그냥 내버려 둔다. 미돌이는 어쩌면 자녀 양육에도 최적화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자녀의 단점을 지적하고 고치려 하기보다는, 내 생각을 전달하고 아이들 생각을 들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을 훈육하다 화가 나면, 어릴 적 형들에게 소리치던 아버지 모습이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욱하게 된다. 젊어서도 소리를 질러 얘들을 놀라게 한 적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그 버릇을 못 고치고 있으니 한심하다. 나이가 오십이 넘어 이렇게 반성을 하면서도 나아지지 않으니, 아직 청소년인 아이들의 천성을 고쳐 보려고 하는 내가 한참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