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백수 일기
요즘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주 아내와 보면서 조금 실망했는데 의외의 결과다. 어제 큰 딸도 보고 오더니 너무 재밌다고 한다.
실제로 단종이 방문 밖으로 줄을 내어놓고 몸종에게 당기게 하여 죽었다는 딸 얘기를 듣고 나니
뭔지 모르게 뭉클해졌다. 그 장면을 아무 느낌 없이 억지스럽게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역사를 너무 몰라 단종의 삶에 깊게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퀴즈를 보고 장항준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에 관람을 했는데, 나 같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방송 인터뷰에서 감독을 하면서 짜증 나거나 화날 일이 한번도 없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금 나이까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해 너무 즐겁다는 것이다.
언제나 심각하지 않고 인생을 즐겁고 가볍게 사는 모습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잘 살아온 인생 중년에 가족과 자기 일에서 축복을 받는 모습이다.
나도 그런 가벼움으로 즐겁게 인생을 노래하며 살고 싶다. 괜한 일에 심각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며
사는 모습으로는 복을 받을 수 없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만이라도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가장 행복해 보이는 감독이 가장 불행했던 왕의 삶을 영화로 만드는 따듯한 시선을 간과했다.
아이들과 청령포에 갔었던 가족여행 추억이 있어서 그나마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오늘부터 집 앞 버핏그라운드 헬스장에서 아내와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에 운동과 사우나를 하고
나니 하루 종일 몸도 가볍고 의욕도 생긴다. 내 몸과 정신을 열심히 관리해야 내 주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내 기쁨 속에서도 주위의 아픔을 돌아볼 줄 아는 긍휼한 마음을 위해 기도해 보자.
그런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흘러넘치게 됨을 확인한다.
세상에 나타난 모든 결과는 결코 우연이 없고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