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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열음 Mar 02. 2022

나의 이야기는 모두의 것

입이 가벼운 건 아니에요


자신의 이야기를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금은 비밀스러우면서도 어려워보이는 사람들,

나는 그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는다.

조금만 거리를 좁혀도 내면의 잔상들을 낱낱이 보여주는 사람.

누군가를 피곤하게 할 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보기 쉽고 듣기는 더 쉬운 사람이다.

또 우리 가족의 묵은 병폐나 아빠와의 애증의 관계쯤은 가볍게 털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

혼자 들기 버거운 짐을 눠 갖는  아닌가

하는 죄책감 어린 생각도 해보았으나

그만큼 나는 당신의 짐을 지고 있기도 하다.

나의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별 것 아닌 이야기도 소비할수록 가치가 불어나는 법.

타인에 의해, 스스로에 의해 구전될수록 감정이 켜켜이 쌓이고 마음을 울리게 하는 법.

나는 그 법을 따르고, 내 이야기는 모두에게 전해진다.


-

입이 가벼운가? 맞다. 내 생각에 한해서는.

그렇다고 남의 이야기를 쉽게 불어버리는 의리 없는 인간은 아니다.

그저 나라는 사람의 생애와 가치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할 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을 잘하고, 말을 잘 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쓴댔다.

나는 둘다 잘하고 싶을 뿐이고, 지금껏 글을 쓰지 않았던 공백기간에도

가까운 사람들과의 가벼운- 때로는 진중한 수다를 통해 사유의 깊이를 넓혀왔다.


-

말을 많이 할수록 탈도 많다던데? 맞다.

그러나 그만큼 내 입에 필터가 씌워지기도 하며,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내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뻐하며 공유하는 가치를 알게 된다.

그러니 내 이야기는 어디든 넓게, 빨리, 많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버스에 앉아 이런 글을 쓰며 어떤 꿈을 꾸는지.

조금은 두서 없는 글이라도 사랑해주기를 바란다.

나의 이야기는 모두의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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