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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열음 Mar 02. 2022

스물 세살은 사춘기

아이유 말고 최승희의 스물셋


중고등학교 시절 경험하는 사춘기는 대체로 특별함을,

스물셋 이후로 경험하는 그것은 대체로 평범함을 갈구한다.

딱 남들처럼 평범하게 돈 벌고, 집 사고, 차 사고, 내 입맛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때.

거기서 색다름을 추구할 때 그 사람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

예를 들면 아무 계획 없이 잠시 쉰다거나,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멈춘다거나?

그리하여 스무살의 화장은 뭐든 진하고 어색하지만

스물셋의 화장은 자연스러운 법(나도 누군가에게는 어색해보일지 몰라도).

불필요한 색조와 브로우는 줄이고 본인의 특별한 매력을 별 일 아닌 듯 표현하고자 한다.


대2병이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스물셋의 사춘기를 겪는 바람에 생겨난 말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자아정체성을 남들에게서 찾는다.

다들 입는 롱패딩을 입고, 유행하는 에어맥스를 착용하면 그걸로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5년만 지나고 나면 진짜 자신에 대해 탐구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숱한 사람들이 이를 시작으로 평생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산다는 것을.


내게는 스물셋 이전과 이후의 삶이 있다.

글쓰기를 업으로 선택하고 이를 밀어부치겠다는 강단과 용기,

동시에 진해진 겁의 농도.

내가 무엇을 원하고 원치 않는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렴풋이 알고 이를 활용하려는 태도.

아이유의 팔레트처럼, 딱 그러한 사유가 나의 사유이자

스물셋의 어른아이들이 겪는 과정이 아닐까.


사회적 책임을 서서히 넘겨받는 어른이자

아직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이며

동시에 조금은 자신에 대해 알 것 같은 그런 나이.

그게 내가 겪은, 최승희의 스물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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