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열음 Mar 06. 2022

얕은 멀미에 대한 단상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제부턴가 멀미가 심해졌다.

머릿속에 맴도는 걱정의 부피가 늘어서인지,

또는 신체 기능의 무자비한 퇴보 때문인지.


처음에는 렌즈도 안경도 없이 생눈으로 거리를 활보한 탓인 줄 알았으나,

고통에 못이겨 렌즈를 착용했음에도 계속되는 멀미를 보라.

어쩌면 눈이 안 보이는 것 때문이 아닌지도 몰라.

일주일 전에 결린 어깨 때문인가.

어깨는 어떻게 푸는 거지, 마사지 받을 돈은 없는데.


버스에서 보고 싶지 않은 광고를 보지 않는 편이 나은지도 몰라.

그리하여 누군가는 흐릿한 세상 속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나는 선명한 세상이 좋은데,

나에게는 필요 없는 정보라도 보지 못할지언정

스스로 눈을 감아버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내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멀미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멀미로 인해 고개를 가만히 둘 수 없어 약간은 삐딱하게

한쪽 어깨에 부담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는 세상을 더 가까이서 보고싶다.

멀미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일단 살고 봐야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