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의 메커니즘

지루함이라는 행복의 반증

by 김 신

현재의 삶이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는 않다. 삶은 상대적이고, 그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의 일상은 평이하고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미 ‘적응’했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무척 행복하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해 연봉도 올랐고, 같은 팀 사람들도 너무 좋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 지치고 피 말리는 상황을 겪기도 하는데, 나 역시 몇 번이나 그런 경험을 했다. 때로는 그게 퇴사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헬스장에서 쇠질만 하던 내가 역도를 배우고 러닝을 시작했고, 등산도 다니고 있다. 올해 하고 싶은 일들을 버킷리스트로 정리해 하나하나 실천 중이다. 그중 하나가 '글 100편 쓰기'. 글을 쓸 때면 나는 참 행복하다.


내가 행복해진 이유는 단순하다. ‘적응’된 환경에서 벗어나 ‘변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지루함을 견디기 어렵다. 그리고 이 변화마저 언젠가는 익숙해지고, 또다시 우리는 ‘적응’하게 된다. 그렇게 다시 지루함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지루함이 싫어서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 또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의 방식은 각자 다르니까. 다만, 이 변화가 어느 순간부터 인위적이고 연속적인 의무가 되어버린다면, 그것은 곧 ‘일’이 되고, 일은 때때로 ‘고통’을 동반한다.


시야를 조금만 넓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거나, 더 멀리 세계 곳곳의 삶을 들여다보면, 지금 이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여러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고, 분단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공포를 실감하지 않으며 살아간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 모든 건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노고 덕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수많은 생명이 별이 되고 있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그렇기에 나는 생각한다. 평탄한 일상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오히려 ‘행복’의 반증일지도 모른다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30원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