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추리문학관
- https://blog.naver.com/spy9984
관람시간 : 10:00~18:00
관람료 : 카페 음료 주문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구정 1일. 추석 1일
문의 전화: 051) 743-0480 / 742-2346
#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추리문학관 라이딩 영상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아홉 번째, 추리문학관이다.
추리 문학관은 김성종 문학관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소설가 김성종 작가가 추리 문학관을 설립했고 관장으로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검색하다 보면 '김성종 추리문학관'으로 검색되기도 한다. 하지만 '추리문학관'에는 작가 김성종에 대한 정보를 크게 내세우지 않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순수하게 '추리 문학'에 초점을 맞춘 곳이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 김성종은 추리 소설계에서 독보적인 작가라고 한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추리 소설을 전성기를 이끌어낸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었고, 현재까지 100여 권의 추리 소설을 출간했다고 한다. 그리고 추리 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에서도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드라마로도 크게 성공한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가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추리소설은 거의 읽지 않는 장르다 보니 김성종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는 작가였다.
어쨌든, 추리 문학관은 추리 문학에 초점이 맞춰진 문학관이며, 문학관보다는 '추리 문학 전문 도서관' 정도로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추리 문학관 홍보 소책자에도 소개되어 있는 내용인데,
추리문학관은 추리 문학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설립된 추리 문학 관계 전문 도서관으로, 추리문학서와 함께 일반도서도 다수 비치함으로써 지역의 독서문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음.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느낌이었다. 사립문학관들을 보면 대부분 사단법인에서 설립하여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추리문학관은 순수하게 개인이 설립하고 개인이 관리. 운영하고 있다. 아마 김성종 작가의 의지가 아닌가 한다. 역시 소책자에 소개된 대로,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추리문학 전문도서관입니다. 따라서 그 희소성과 문화적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화시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것은 설립자 개인의 사재는 물론 문화 발전을 위한 확고한 의지와 열정이 농축된 독창적인 발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여느 문화시설들보다 그 가치가 더 돋보이고 있습니다.
1층은 북카페 느낌이었다. 그것도 아주 잘 꾸며진 멋진 북카페다. 뒷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고, 실내도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문학관 입장료를 음료로 대신하고 있었다. 커피 한잔 마시며 책과 거장 작가들의 사진을 구경하며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특히 라이더인 나에게는 너무 좋은 곳이었다. 카페 도착하면 주차하고 장갑 벗고, 헬멧 벗고, 바라클라바 벗고, 헝클어진 머리 때문에 모자 쓰고 커피 마시고 나오면 다시 모자 벗고 바라클라바 쓰고, 헬멧 쓰고, 장갑 끼고... 뭔가 번잡하다. 그리고 문학관 도착하면 또 반복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한 번에 해결됐다. ㅎㅎㅎ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많은 문학관들이 카페도 함께 운영하면 어떨까? 작가의 책들을 꽂아두고 앉아서 차 한잔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제대로 된 커피 한잔과 문학관 탐방이 한 번에 이루어지니 좋았다. 문학관 때문이 아니더라도 여기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방문한다고 해도 충분히 좋은 북카페였다.
2층은 세미나실 겸 각종 문화행사를 한다고 한다. 문학관 입구에 있던 독서토론 수업, 문학창작 수업 등이 여기서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작가의 작품과 각종 문학 관련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래된 책들과 전시품들이 많았다. 잘은 모르지만, 꽤 가치가 있는 전시품들도 있어 보였다. 김성종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리고 2층은 여러 행사를 위한 임대도 가능하다고 한다.
3층은 열람실인데, 국내 추리소설뿐 아니라 문학. 인문사회. 과학 도서, 아동 도서 등이 비치되어 있고, 회원의 경우 도서대여도 가능한 것 같았다. 그리고 대형창을 통해 부산 바다가 보였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을 3층은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천장이나 창가 페인트가 벗겨진 부분이 꽤 보였고, 큰 통창은 바깥쪽에 얼룩이 많아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개인이 운영하는 문학관인만큼 시설 관리 측면에서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추리 소설 쪽은 거의 알지 못하고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규모와 이 정도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문학관이라면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공공 분야의 지원과 관심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다양성이다. 공립이든 재단법인의 사립이든 내가 조사한 문학관만 120여 개에 달했다. 지금까지 20여 개의 문학관을 돌아보았는데, 대부분이 유사했다. 하지만 이런 개인 사립도서관이나 문학관은 분명한 색깔과 그 문학관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 문학관의 다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인 설립의 사설 도서관이나 문학관은 운영에 있어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유지 관리하는데 일정 부분의 지원이 필요하리라 본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추리 문학'을 주제로 한 문학관이다. 한 번쯤은 찾아가 볼 가치가 있는 문학관이다. 특히 1층의 카페가 너무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인테리어도 훌륭하다. 정원과 실내 화분 관리가 너무 잘되어 있고 그 사이로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다. 세계적인 철학가와 작가의 흑백사진 액자가 책 사이에 놓여 있어 분위기가 더욱 좋다. 어디에 앉아 어떻게 찍어도 일명 '인스타각'이 나오는 곳이다. 게다가 그 카페가 세계 어디에도 없고, 오직 한국의 부산에만 있는 '추리문학관'이니 한 번쯤 가볼 만하다.
부산 해운대에 가서, 근처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다면 '추리 문학관'을 추천하고 싶다.
한 줄 느낌
설립자(김성종 작가)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정성껏 생명을 가꾸고 카페를 꾸민 손길에서 정감이 느껴졌다.
한 줄 평
어디에도 없을 '추리 문학관', 분명한 자기만의 색깔과 특성을 갖춘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