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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머무는 것이 족하다.

013. 윤선도 문학관(보길도)

by 바이크 타는 집사

<보길 고산 윤선도 문학관>

- 홈페이지 없음.

관람시간: 09:00~18:00
관람료: 무료
휴관일: 매주 월, 화.
문의전화: 061) 552-3216





모터사이클 전국 문학관 투어 열세 번째, 보길 고산 윤선도 문학관이다.


전남 지역 문학관을 둘러보기 위해 2박 3일의 계획을 세웠다. 첫째 날은 순천문학관 - 태백산맥문학관 - 천관문학관을 둘러보고, 명사십리 야영장에서 캠핑을 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짐을 싸서 완도 화흥포 항으로 향했다. 오전의 모든 일정은 보길도였다. 쉽게 갈 수 없으니, 배 타고 들어간 김에 여러 곳을 돌아보고 보길도에서 점심을 먹고 나올 예정이다. 보길도는 화흥포 항에서 노화도(보길도 아닌, 노화도) 가는 배를 타면 된다. 한 시간마다 배편이 있고, 예약이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발권해야 한다. 다행히 제시간에 화흥포항에 도착해 출발 10분 전에 티켓을 끊고 바이크를 싣고 보길도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보길도 가는 배가 있었지만, 노화도와 보길도 사이에 다리가 세워지면서 보길도 배편은 없어져 노화도에서 내려서 차로 보길도까지 이동해야 한다.



배에 바이크를 싣고 바다 건너 섬에 들어가는 기분은 또 남다르다. 정말 좋다. ㅎㅎㅎ




노화도에서 내려 보길도로 갔다. 오토바이로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 보길도에서 가장 유명한 '세연정' 가는 길 중간에 문학관이 있다. 다른 관광객들은 대부분 세연정, 낙서재, 곡수당으로 향했고 중간에 문학관에 들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해남에는 <윤선도 유적지>와 <윤선도 박물관>이 있고, 보길도에는 윤선도 원림세연정, 낙서재, 곡수당, 문학관이 있다. 해남에서 윤선도 유적지를 둘러보고 보길도에 와서 세연정, 낙서재 등을 그의 삶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으로도 충분히 윤선도의 문학과 삶을 엿볼 수 있어서인지, 문학관은 다소 외면받는 느낌이다.



어쨌든 문학관은 조용했고, 여기는 그의 문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말 그대로의 '문학관'이다. 세연정에도 전시실이 있는데, 그의 보길도에서의 삶과 문학을 소개하고 있어 다소 겹치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문학관은 정말 그의 문학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멀티미티어 자료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윤선도가 보길도에서 지냈던 여러 장소들을 소개하고 그곳과 관련된 작품을 안내되어 있다. 윤선도가 어떻게 보길도에 가게 되었는지, 부용동에서의 생활과 보길도에서 윤선도가 이름 지은 여러 곳의 이름들, 어부사시사와 그의 문학 등등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화면으로 소개가 된다. 관람객이 직접 화면을 터치해서 작품을 고르고 그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데, 괜찮은 방식인 것 같다. 작품을 직접 걸어 두어도 좋겠지만, 시조나 한시처럼 우리에게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라면, 스스로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

세연정과 관련된 고산의 한시로는 <흑약암>과 < 동하각>의 작품이 있다. 그리고 아래 화면에서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화면에는 그의 작품 세계나 그가 머물렀던 장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고, 그것과 관련된 작품들은 직접 화면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윤선도 문학관은 윤선도의 문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윤선도 원림에 가면 전시관이 또 하나 더 있다. 원림의 전시관이 문학관보다 더 잘 관리되는 느낌이었다.


사실 나처럼 문학관 하나만 보고 보길도 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윤선도 원림에 있는 세연정이 가장 유명하고 윤선도 관련한 볼거리들도 많다. 그래도, 보길도에 간다면 윤선도의 수많은 발자취 중 그의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는 문학관도 한번 꼭 들러 보길 추천한다.


동천석실은 산 중턱에 있어 가지 않았고, 세연정과 낙서제, 곡수당까지 오전 중에 둘러볼 수 있다.


문학관을 나와 윤선도 원림에 도착하면 표를 끊어야 한다. 관람료는 3천 원인데 이 표 하나로 낙서재, 곡수당까지 같이 관람이 가능하다. 아까 얘기했듯이 윤선도 원림 입구에 전시실이 하나 있다. '윤선도 문학관'보다 최근에 지어지고 조성된 것 같았고, 입장료가 있는 세연정과 연계되어 있어 방문객이 많았다. 윤선도의 삶과 보길도, 그리고 세연정과 그가 보길도에 남긴 발자취들이 잘 전시되어 있는데, 당연히 문학도 함께 다루고 있다.


부용동 원림과 세연정에 대한 설명이 있고, 유명한 어부사시사가 멋지게 전시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윤선도가 보길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다고 알고 있는 듯하다. 검색어를 넣으면 '윤선도 보길도 유배'가 연관검색어로 뜨고, 어떤 글에서는 윤선도가 제주도로 유배를 가다가 풍랑을 만나 이곳에 당도했다는 내용도 보였다.


문학관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병자호란을 계기로 제주로 향하던 중 보길도를 발견'하였고 보길도에 매료되어 여생 약 13년을 이곳에 머무르며 그 유명한 어부사시사 40수를 남겼다. 그리고 그는 삶을 보길도에서 마무리했다고 한다. 물론 여러 차례 유배를 당하긴 하였으나, 보길도는 유배와 무관하다. 윤선도는 병자호란으로 왕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은둔의 삶을 결심하고 제주도로 향했다고 한다. 물론 막대한 유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었고, 어쨌든 그는 제주도 가는 길에 보길도에 푹 빠졌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늘이 나를 기다린 것이니 이곳에 머무는 것이 족하다


윤선도 문학관의 자료

위 사진은 윤선도 문학관의 자료인데, 고산은 총 7차례에 거쳐 보길도에 왔고, 그의 아들도 함께 들어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며 함께 지냈다고 한다.


서재와 일삼교

그의 5남 학관이 거주했다는 곡서당 옆에는 서재가 있는데, 공부하고 가르치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작은 다리가 '일삼교'라고 한다. 학관이 하루 세 번 아버지께 문안인사 드리기 위해 지나던 다리라고 하여 '일삼교'라고 한다.


보길도에는 윤선도의 삶과 문학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보길도는 그 자체로 윤선도의 문학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세연정과 낙서재도 정말 좋은 곳이어서, 한 번쯤은 꼭 가 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문학관 탐방으로 인해 섬에서 금방 나왔지만, 보길도 자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껴 본다면 그의 삶과 여생을 좀 더 깊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세연정과 낙서재 사진으로 '보길 고산 윤선도 문학관' 탐방기를 마칠까 한다.


세연정과 원림
세연정
세연지에 물을 가두기 위해 만들었는 '판석보'라고 한다.



낙서재
낙서재. 윤선도가 머물렀고, 여기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한 줄 느낌

- 여유를 갖고 보길도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껴보면 윤선도의 여생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곳.


한 줄 평

- 국가지정 문화재 보길도, '윤선도 원림'과 함께 보길도 전체가 하나의 문학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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