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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요한 성실이 Jun 29. 2024

왜 팜하니의 "푸른산호초"가 화제일까?

뉴진스 도쿄돔 투어의 정점 

https://www.youtube.com/watch?v=GytNvQZibek



뉴진스 도쿄돔 팬미팅(버니즈 캠프) 2024 6,26-27 에서 선 보인 솔로 무대가 화제였습니다. 

그중 하니의 커버곡 마츠다 세이코의 80년 작 "青い珊瑚礁"(푸른산호초)에 대한 한일 양국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팬픽들 

@monlemonle
@kkmaro_
@ebigle
@0nejan6
@gunjou722

@Pham_722 

"동물의 숲 하니" 는 출처가 잘못 기재되어 있어서 작가님의 요청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원 게시물 : 

https://x.com/Pham_722/status/1806950216463258021





하지만, 커버곡은 일단 위대한 원곡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1980년 7월 1일 발매된 원곡. 

4월 1일에 발매된 맨발의 계절에 이어 두 번째 발매된 싱글입니다. 



마츠다세이코는 소니의 간판스타, 야마구치 모모에 은퇴 이후 포스트 모모에로 기획된 차세대 스타였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오리콘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곡이었네요. 최고 2위에 그칩니다만, 싱글이 밀리언 셀러를 기록합니다. (다음 싱글 '바람은 가을색'으로 첫 1위 등극)   

"푸른 산호초"는 글리코 제과의 아이스크림 광고에 사용되었습니다. 유튜브에는 영상이 없습니다. 틱톡에만 있네요. 

https://www.tiktok.com/@since1965_showa/video/7010708468294307074

1980년  글리코의 초콜릿광고입니다. 데뷔 초 마츠다 세이코의 어필 포인트를 볼 수 있습니다. 

불과, 2,3 년 후의 마츠다 세이코의 스타일이나 이미지와도 다릅니다. 오히려, 무대 모습보다도 광고에서의 모습이 요즘 아이돌의 발랄한 이미지에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gZXnKBtkU8




이번 뉴진스의 도쿄돔 팬미팅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영상은, 이 1980년 공개방송 영상입니다. 

기존에는, 비행기에서 내려서 바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라던가,  한국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는 교차 편집 영상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현재는 이 영상이 가장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rgApjHbRLw

1980년 라이브 


6년 전인 2018년에 올라온 영상인데 댓글은 대부분 요 며칠 사이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이 영상의 감상 포인트는,  도쿄돔에서 보여준 팬들의 응원 구호가 44년 전과 똑같다는 점입니다.


https://x.com/newjeans_loop/status/1806679996276318629

 

공연이 끝난 날, 포닝라이브를 통해,  하니양 다니엘 양에게 소감을 이야기하는데, 

관객들이 푸른 산호초를 부르자, 갑자기 함성을 지르기에 놀랐다는 이야기, 그런데, 그 2회 차에는 함성 소리가 더 커지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사람들 댓글에 의하면, 첫날은 "푸른 산호초"가 나온다는 것을 모르는 무방비 상태에서도,  저 정도 조건 반사로 구호가 나오는 사람의 반응이 저 정도인데, 2회 차에서는 이미 정보가 새어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전력을 다해 구호를 외칠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    

  아마, 한국 쪽에서는 "푸른 산호초"가 레전드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반응이 올 것을 알았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니의 "푸른 산호초"의 반응이 좋았던 것일까?


지금까지 일본에서 "푸른 산호초"를 리메이크해서 사랑받았던 적이 없었을까?  


의외로 없습니다. 


특히 2000년대 중반까지는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오렌지로드 14화에 (?) 히카루가 부르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커버기록



마츠다 세이코의 모창은 일단 어렵습니다. 

노래를 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못하면 세이코 커버나 모창을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초창기 곡의 모창은 특히 어렵습니다. 

그중 푸른 산호초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도입부는 힘 있고 산뜻하게  "아~~~ "로 시작하는데, 전체적으로는 뽕기(?)가 흐르는 40년 전 옛날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산뜻하게 표현하면 세이코 같지 않고, 뽕끼를 살리면  초기 세이코의 산뜻함이 없어집니다.


일단, 푸른 산호초를 모창 하는 예능방송 영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세이코 모창에서는 특징을 살리고, 웃음을 위해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을 살리는 방향을 택합니다.  

세이코 모창 예능인 "마니다 세이코", 비슷하긴 한데, 그렇게 잘하지도.. 재미도 그다지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KArezRl-E



마네다 세이코가,  부른 세이코의 96년 곡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진지하게 리메이크 한, 후기곡은 그래도 비슷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JpigHvoAbo




유독 "하얀 파라솔"이라는 곡은, 세이코 노래 중에서  발매 당시부터, 지금까지, 여자 가수들이 성대모사를 많이 하는 곡입니다. 



그동안 일본 연예계에서 "푸른 산호초"가 다루어진 방식을 보면 다양한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만.

이번 뉴진스 같은 방식은 없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세이코처럼 가창력이 있는 가수가 오리지널 반주에 가까운 반주로 노래를 부르면, 세이코의 바이브 레이션을  흉내 내다보니, 엔카나 트로트에 가까운 노래가  되어버리고,  

초기 세이코의 산뜻한 이미지의 가수가 부를 때에는  편곡 스타일을 많이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방송에 나와서 부를 때는, 가볍게 부르던가(아키나), 합창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군요. 


https://youtu.be/8rZd9Yd8DQY?si=mtxreC09ExN5FWbH


https://youtu.be/W5cf_JHTfq4?si=ZPZn7sguy6_SZj68


https://youtu.be/9nfwm5QEKdo?si=I6_iB92XB-CXVVYY


https://youtu.be/Oaj-5qQH5UY?si=YmwZSsToZmCqp2hc


결국은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지만, 


"뉴진스 하니가 3분만에 관객들을 40년 전으로 데리고 갔다. " 는 표현이 가장 정확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과연 다른 가수가 푸른 산호초를 도쿄돔 콘서트에서  불렀더라도 가능한 일이었을까?


답은 NO입니다. 


아무런 맥락과 서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것은,  갑자기 어떤 인기 K팝 그룹에나, 일본 걸그룹이  맥락 없이 무대에서 "푸른 산호초"  부를 가능성도 극히 낮을뿐더러, 만약 불렀더라도 그렇게 화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번 "푸른 산호초"는 뉴진스가 데뷔부터 지금까지 보여줬던 일관성이 있는 콘셉트와 행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6일 발표 이후에 꾸준히 진행했던 일본일정, 그 정점인 도쿄돔 팬미팅, 그 정점을 찍는 보무 대였기 때문에 이렇게 화제가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일본 일정이라는 준비된 케이크 위에 잘 올려진 "체리" 같은 존재입니다. 


모두의 이목을 주목시킨 가운데에 빵 터져서 화제가 된 것입니다. 


혹자는 뉴진스는  "Y2K"라고 말합니다, 복고, 리바이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른들의 상상 속의 로망의 대상을 투영한 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레트로 유행을 따르는 걸그룹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뉴진스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해오던  콘텐츠의 일관된 점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대한 높은 이해와 리스펙트입니다. 


이것은 마치 온고지신(溫故知新) 같은 것.  


현재의 내가 있게 해 준, 과거의 모든 콘텐츠,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준 음악, 영화, 만화, 광고, 코미디, 게임 이 모든 것,  이 것을 만든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기에,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던 것. 

아는 사람만 아는 세심한 디테일이 한 때 덕후였을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 아닐는지. 


하니의 "푸른 산호초"는 , 마츠다 세이코의 모창처럼  부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어차피 되지 않을 어설픈 바이브레이션은 싹 빼버리고 

본인만의 자신만의 깨끗한 톤으로 깔끔하게 불렀습니다.

1980년의 마츠다 세이코 같은 파워풀하고 신선함은 살렸습니다.


오히려, 노래를 부를 때 표정이나 느낌이 더욱 흡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헤어와, 의상도 완벽하게 재현을 했다면, 코스프레 같은 느낌이 들었을 텐데, 그 시절 의상을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이 더 리얼함을 살렸습니다.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있다면, 백업댄서와 함께 보여준, 무대 율동인데,  마츠다 세이코가 보여줬던 패기 있는 무대 매너를 기반으로, 더욱 세련되게 살렸습니다. 



P.S. 

약간 의문이 드는 것은, 오리지널 템포보다 굉장히 늦췄는데,  키를 낮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건지(속도를 늦추면 키가 낮춰짐) 아니면, 관중들이 응원을 따라 하기 쉽게 하기 위해 천천히 노래를 재생한 건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오리지널 영상에, 빨리 감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영화 블루라군 

일본 개봉 제목 (푸른 산호초) 

원작은 20년대 소설이고,20년대에도 영화화 되었지만,  40년대 진시몬스 주연 영화.. 

우리에게 유명한 브룩실즈 주연 영화는 원래 80년작이군요. 

일본에서 80년 8월에 "푸른 산호초"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88년에 개봉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늦었나...

아무래도 이 노래 제목을 "푸른 산호초"로 한 것은 영화와 맞물려 홍보 효과를 노리고 싶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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