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선물

계절을 느낀다

by 윤자매

바쁘게 지내다 보면 현재의 계절을 느끼지도 못하고 넘기는 일이 다반사다.


나는 나비 밥을 주게 되면서 아침마다 그날그날의 계절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오십 미터 남짓한 그 길을 걸으며 계절을 눈으로 본다.




오늘은 사료 통을 들고 가면서 살얼음을 보았다.


어제는 물통을 든 왼손이 시렸다.


이제 곧 있으면 패딩을 꺼내야겠구나 싶었다.



봄에는 밥을 주러 가는 길 하얀 나비가 따라오기도 하고(나를 꽃으로 본 게냐, 엄마 말씀이 호박꽃도 꽃이라 하였거늘)


여름에는 그 짧은 거리에도 땀이 나기도 하고


가을에는 선선해진 날씨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겨울에는 신발에 밟히는 뽀득뽀득한 눈 소리를 들으며 내 발이 먼저 겨울을 느낀다.



어제는 막내가 안 보였는데 오늘은 나란히 둘이 나를 반겼다.


우리 맏이는 날이 풀리면 어딘가로 긴 외출을 떠난다.


외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니까 출장이라고 해야 하나?



집사이기에 나는 계절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낀다.


몰랐는데 정말로 몰랐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선물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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