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집사의 일상

by 윤자매

이제는 알람을 확인하지 않아도 출근하면 사료통과 물통을 챙긴다.

초반에는 일하다 말고 깜짝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서둘러 뛰어나가 밥을 주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고는 했다.

심지어 나비가 사무실 앞으로 찾아와 밥 달라 울어서 그 소리에 놀라 뛰어 나간 적도 있다.

이제는 뭐 아주 당연히 업무의 시작 전, 나는 밥을 주고 시작한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비가 좀 주춤해지면 우산을 쓰고 사료를 챙긴다.


물 많이 먹으라고 재차 강조하지만 막내와 맏이가 구정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럼 냅다 달려가 매일 깨끗한 물을 주는데 이걸 왜 먹냐고 말하지만

가보면 이미 피하고 없다. 혼자 말할 때가 많다. 그래도 괜찮다.


평상시에는 관심을 주지 않던 사람들은

우리 아가들이 새끼를 낳으면 잠시 관심을 가져준다.

정확히 말하면 새끼들이 예뻐 관심을 갖는 것이지만 무튼 나는 좀 속상하다.

건식사료나 습식사료는 괜찮은데 제발 먹다 남은 음식은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걸 주기만 하고 방치해서 여름에는 어김없이 음식이 썩는다.

내가 심지어 구더기 끓는 그릇을 그 여름에 여러 번 치웠다 진짜.

그거 먹으면 아프단 말이다.


사료가 놓이는 장소에 문구를 작성해서 붙이려고.

우리 막내의 아가들을 이번에는 기필코 지킬 테다!


공손하게 부탁하려고 한다.


잔반은 주지 마세요, 아가들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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