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by 윤자매

아빠 빚을 갚느라


대학 대신 3교대 공장에 들어갔다.


보너스가 많다는 말에 가게 되었다.


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아빠 빚이 너무 많아


엄마가 가면 안 되냐고 물었을 때


나는 가족이고 뭐고 집을 나가고 싶었다.


그 말을 하는 엄마를 잊을 수 없었다.


그때는 어떻게 자식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말을 하는 엄마도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무릎 연골은 다 닳았고


젊디 젊은 나이 사십부터 이미


육교 계단도 한 계단 씩,


버스 계단도 하나씩 힘겹게 올랐다.


그 다리로 12시간 맞교대 식당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가야만 했다.



일이 끝나고 휴무에는 집을 왔는데


그러면 꼭 터미널에서 누군가 나를 잡았다.


“학생이에요?”


그 질문부터가 나는 기분이 나빴다.


“너 대학생 아니지?”


이 말로 들렸다.




그 후로 나는 그 질문이 듣기도 싫고 잡히는 것도 싫어


커다란 헤드폰을 꼈다.


그냥 그 질문 자체가 대학생을 구분 짓나 싶어 피해버렸다.


음악도 듣지 않으면서 안 들리는 척했다.


후에 동생에게 나는 그 말이 너무 듣기 싫었다고 하니


그거 오해라고 하더라고.


동생도 터미널에서 엄청 잡혔는데


온갖 잡상인들이 지불능력이 있는 성인을 찾아야 하니


앳된 얼굴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렇게 말을 걸었다고 하더라.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그 말이 듣기 싫어


헤드폰을 두고 온 날에는 냅다 뛰기부터 했다.


결국 자격지심이었지 뭐.


그때는 그게 아픔이었고 상처였다.


누가 들출까 겁 났고


누가 알게 될까 싫었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헤드폰을 낀 내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어디론가 다급히 도망치는 내가.


고개를 좀 들어볼걸.


천천히 좀 걸어볼걸.


하늘이 저렇게나 예뻤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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