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아프지 말자

by 윤자매

힘들게 마련했던 대학 등록금도 아빠 빚으로 사라졌다.


비관을 할 여력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지만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하나를 더 구해야겠다.


그렇게 미친 듯이 아르바이트를 구했고 시급을 많이 주는 식당일을 했다.


한 달 넘게 쉬지 않고 일을 하니 두 달도 되지 않아 몸살이 났다.


나는 그때 결혼한 언니의 집에서 살고 있었다.


언니가 시어머니께 양해를 구해 함께 지낼 수 있었다.


그날은 출근을 하지 못했다. 일어설 힘도 없었고 온몸이 뜨거웠다.


가쁜 숨을 쉬며 방안에 누워 있었다.


입으로 아무것도 넘길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돈처녀!


문이 열렸고 방으로 사돈 어르신이 들어오셨다.


좀 일어나 봐!


정말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사돈 어르신이 아니었다면 나는 음식을 거부했을 것이다.


수저를 쥐어 주셨다.


국물이라도 떠먹으라고 우동 시켰어. 배달되는 곳이 중국집 뿐이네. 먹어야 해, 그래야 낫지.


나는 힘들게 국물을 떠넘겼다.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국물은 뜨거웠다.


억지로 억지로 국물을 떠넘겼다.


부모 없이 타지에서 힘들지? 아프지 마, 아프면 서러워. 어리광 피울 엄마도 옆에 없잖아. 아프지 마.


눈물이 왈칵 차 올랐다.


엄마라는 말에 순식간에 눈물이 났다.



아프지 말자, 아프면 서럽다.


그 말만 되뇌며 탁한 우동 국물을 모두 넘겼다.


우동 면발만 남은 그릇을 들고 사돈 어르신이 나가셨다.


다시 자리에 누웠고 나는 긴 시간을 울다 다시 잠들었다..


엄마가 많이 보고 싶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