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나와 같은 성을 가진 J는 눈이 크고 예뻤다.
나와 먼 친척쯤 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가까운 친척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번은 반 친구의 집에 J와 함께 놀러 갔다.
노느라 시간이 많이 간 줄도 몰랐다. 밖이 제법 어둑어둑했다.
J는 홀로 집에 가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내일 학교에 같이 가자길래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가야 한다 했다.
가까운 거리에 우리 집이 있었고 둘이 가서 허락을 받고 J의 집으로 걸어갔다.
J의 집에 가까워졌을 때에는 사방이 아주 캄캄했다. 가로등에 의지해서 함께 걸어갔다.
마을 초입이었다.
다 왔어, 이제.
그때였다.
어, 엄마다.
어떤 아주머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숙이려던 참이었다.
J의 엄마는 빠른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목장갑을 끼고 있던 아주머니가 J의 뺨을 내리쳤다. 하마터면 나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둔탁한 마찰음, J는 뺨을 감쌌다. J는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휘청이는 몸을 바로 세우며 J가 다급하게 말했다.
잘못했어요, 엄마!
순간 느껴졌다. 이렇게 맞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너 말도 없이 누가 이렇게 늦으래!
그러고는 J를 데리고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혼자 길 위에 서 있었다.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나는 집으로 방향을 돌려 서둘러 걸었다.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이십 분, 거기서 이십 분 정도를 더 걸어야 그 아이의 집이었다.
사십 분 거리의 밤길을 혼자서 걸어갔다.
두려움에 계속 노래를 부르며 걸었고 무서움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는 노래를 다 불러도 집에 도착하지 않아서 불렀던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가는 내내 뒤를 돌아보았다. 어둠이 나를 삼켜 버릴 것만 같았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고 부엌에 불이 켜진 것이 보였다.
나는 뛰어 들어갔다. 부엌에서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울먹이며 엄마에게 다 말했다.
엄마는 나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 달래주었다.
나는 J를 미워할 수 없었다.
J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J의 엄마는 새엄마였다.
듣기로는 새엄마가 J와 J 동생을 많이 때린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잘못을 하면 매를 드셨지만 한 번도 뺨을 때리신 적은 없었다.
아이도 안다. 부모의 매가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 느낄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새 것은 다 좋다.
새 신발, 새 연필, 새 공책, 새 동화책...
그런데 새엄마는 왜 좋지가 않은 걸까?
다음날, J가 너무 미안하다면서 오백 원을 내밀었다.
미안해, 이거 너 줄게. 이따가 과자 사 먹어.
나도 모르게 J의 뺨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우리 엄마가 새엄마가 아닌 헌 엄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