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은퇴식

초등학교 3학년

by 윤자매

예나 지금이나 본심이 아닌 행동은 잘 못한다.

맘에 없는 소리를 정말 못한다.

빈말로 애기 예쁘다는 말을 못 해서 아예 입을 다물거나 귀엽다는 말로 돌려 말한다.


그 성격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주 제대로 빛을 발했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연세가 있으셨다. 우리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신다고 해서 우리는 송별회를 준비했다.

학교에서 마지막 은퇴식을 준비했고 송별회에 송별사를 읽을 아이를 선발해야 했다.


우리 반 인원은 17명이었다.

남자는 5명, 여자는 12명이 전부였다.

전체 학년이 100명을 겨우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생님이 지명하면 일어서서 교과서를 읽었다.

4학년 담임 선생님이셨던 K선생님이 나를 지목했을 때, 나는 읽기도 전에 느낌이 왔다.


내가 뽑히겠구나.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냥 느낌이 왔다.

예상대로 내가 뽑혔고 선생님은 토요일에 잠깐 나오라고 하셨다.

송별사 연습을 시키려고 나오라고 하신 것이다.


학교로 가는 길, 나는 가는 내내 울었다.

아주 큰 개를 만나 개가 짖는 바람에 놀라서 울었다.


나는 개를 지금도 좋아하는데 좋아했지만 무서웠다.

이미 나는 개에게 두 번이나 물린 찬란한 경력이 있었다.

한 번은 종아리에, 한 번은 오른쪽 엉덩이였다.


묶여 있는 개가 너무 사납게 짖어서 나는 울어버렸다.

울면서 갔지만 학교에 도착했을 때에는 많이 진정이 된 상태였다. 나는 무사히 선생님이 주시는 송별사를 읽고 집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선생님의 송별회였다.

나는 큰언니에게 머리를 땋아 달라고 했다.

나는 땋은 머리를 엄청 좋아했다.

특별한 날에는 머리를 꼭 땋아 달라고 했다.



급하게 송별사를 읽고 서둘러 선생님께 드린 기억만 난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아 있던 또 한 명의 친구가 꽃을 전해드렸다.

친구는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내가 울면서 송별사를 읽었으면 정말 좋은 그림이 나왔겠지만 나는 조금도 울먹이지 않고 송별사를 다 읽어 버렸다.


반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너만 안 울었어.



선생님의 송별회를 기억하는 이유는 정확히 말하자면 ‘눈물’ 때문이다.

다들 아주 울고 난리가 났다.

사진을 보니 다들 어쩌나 울었는지 빨갛게 충혈된 눈이 그대로 나왔다. 그러나 내 눈만 멀쩡했다.

정말이지 하품도 해보고 꼬집어도 봤지만 당최 눈물이 나지 않았다.


후에 두 컷의 사진을 받았다.

사진을 받아보니 한 컷은 내가 눈을 감고 있었다.

대부분 눈을 감은 채로 나온 사진을 안타깝게 보지만 나는 감은 내가 너무도 감사했다.

울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왜 울지 않았을까?


단순한 결론, 슬프지 않았다. 선생님의 송별회가 슬프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울었으면 좋았을 것을.


거짓된 눈물이 아니라 정말로 슬퍼서 울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선생님을 좋아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헤어짐이 슬퍼서 울었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