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초인종

잃어버린 계절의 끝에서

by 프리지아

* 친구를 잃은 다섯 명의 아이들이 어느 날, 낯선 세계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함께 웃던 순간들이 남아 있고,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들이 머물러 있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잃어버린 계절을 끝내 떠나보내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초인종이 울렸다.

이 세계에서 들릴 리 없는 소리였다.

우리는 매일같이 밖으로 나갔고, 매일같이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이 세계에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발끝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숨을 삼킨 채 문에 달린 작은 렌즈에 눈을 붙였다.

거기, 사람이 서 있었다.

고개를 들고, 정확히 이쪽을 보고 있었다.

숨이 멎었다.

손잡이를 잡는 순간,

차갑게 식은 금속이 심장 박동처럼 미세하게 떨렸다.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다.

복도는 비어 있었고, 공기는 지나치게 고요했다.

그때, 발바닥 아래에서 낮게 울리는 소리가 퍼졌다.


쿵.

집이 아니라, 땅이 흔들리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소름 돋는 장면을 목격했다.


산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숨 쉬는 것처럼.

그 순간 알았다.


—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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