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상향만 말하여라

상대의 날 선 말에도 네가 생각하는 이상향만 말하여라!

by 신정수


상대의 날 선 말에도 네가 생각하는 이상향만 말하여라. 나머지는, 특히 맞대응 혹은 감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는 절대 입에 담지 말아라!


상대방이 아무리 무례하거나, 말이 되지 않는 태도로 너를 대하더라도, 네게 보이거나 느껴지는 그대로를 말하지 말고, 항상 그 사람이 앞으로 마음을 고쳐먹은 후 네게 말해주고 대해주어야 마땅할 방향(이상향)으로 말하여라.

즉, 타인에게 네 감정이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보다 앞으로 네가 대접받고, 듣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먼저 말해주는 것이 보다 더 앞으로의 선순환 구조의 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되면, 말이 씨앗이 되어 상대방의 감정이 때로 풀릴 가능성도 있고, 때로는 속으로라도 반성을 하여 급기야는 네게 정상적인 예의를 갖추는 방향으로 점차 돌아설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방과 맞짱을 떠서 언쟁이나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는 상황이 훨씬 더 좋아져 있을 것이니, 보다 한 수 더 높은 수준의 대응을 차분하게 더 추가해나가면 될 일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어느 집에 전세 들어 살다가 이사를 하려는데, 집주인이 말하기를,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고 나가라, 그동안 전세 도중 망실하거나 훼손된 모든 시설을 고쳐놓고 나가라, 제대로 고쳐놓지 않으면 보증금에서 모두 까버리겠다.”라는 등의 날 선 주문을 해온다면, 당신은 과연 어떻게 하겠는가?

이 경우, 아래와 유사한 형태로 집주인에게 그 대답을 날리기 쉽다.

“보일러도 원래 처음부터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고장 난 것인데 왜 우리에게 물어달라고 하느냐?, 배수구는 사용하다 보면 다소 막혀서 자연스레 물 빠짐이 나빠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는데 왜 우리에게 수리해놓고 가라고 하느냐?, 집을 사용하다 보면 문지방에 스크래치가 좀 날 수도 있는 것이지 이런 것을 어떻게 모두 깨끗한 새집처럼 원상복구 시키느냐? ~ 등”

이렇게 되면, 이제 서로 언쟁이 시작되고, 서로를 자칫 예민하게 만들 수도 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도무지 감정싸움은 끝나기 어려울 수 있고, 서로의 관계는 도저히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까지도 갈 수 있다. 말 그대로 앞으로 ‘원수지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을 좀 바꾸어, 집주인의 날 선 공격에도, 아래와 같이 고쳐 대답해보면 어떨까?

“보일러와 배수구는 처음 세 들어 살 때, 이미 새것이 아니었고, 상태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계속 사용하다 보니 내구연한(사용수명)이 다 되어 고장 난 것으로 보여요, 보일러나 배수구 같은 것은 원래 집주인이 그 수명을 보장해야 하는 설비에 해당된다고 하네요!, 문지방은 애들이 장난치다가 긁어서 다소 스크래치가 좀 발생했네요? 원하신다면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내일 인테리어 업체에 좀 알아볼게요!, 아무튼 그래도 집이 남향이라 그동안 따스하게 잘 지냈고, 가스비도 적게 나오는 편이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 학교도 가까워서 매우 만족했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시 뵐게요!”

이런 방식으로 말을 풀어나간다면(성격상 말로 이런 이야기를 하기 어려우면, 핸드폰 문자 등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음), 아마 집주인은 지나치게 민감해졌던 자기감정이나 이기적 행동을 후회하면서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고,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네게 이전보다는 더 호의적으로 나올 것이 아니겠는가?


도대체 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거슬릴 것, 분란이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러한 맞대응 방식 혹은 언쟁의 방식으로 대화를 하려 하는가?

우리 사회의 유명 인사들 중에서도 이러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이 어떤 첨예한 사안에 대해 말 한마디 잘못하여 큰 곤욕을 치르는 경우를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거의 매일처럼 보고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귀에 거슬릴 수 있고, 뻔히 분란을 조장할 수도 있을 만한 언쟁을 왜 굳이 해야만 할까?

첫째는, 상대방이 공격을 해올 때 나만 가만히 있다면, 자칫 상대에게 우습게 보이기 싫어서 그럴 수도 있다.

마치 큰 손해나 창피 같은 것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적 위기감의 발로일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를 지키기 위한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우습게 보이기 싫어서 선택하게 된 맞대응은 지극히 소모적일 뿐만 아니라, 자칫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꼭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차라리 한 박자 늦추어 좀 더 확인하여 답을 주겠다든지, 다른 사람(이웃이나 관리사무소, 중개인, 중재자 등)에게 확인해보고 답을 해드리겠다는 등의 유보적 태도가 더 낫다.


둘째는 조급한 마음 혹은 예민한 감정 때문이다.

마음이 조급하거나, 감정이 예민해지면 바로 자기감정을 쉽게 추스르지 못해서 그대로 드러내게 되어있다. 이 또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자신의 조급함과 예민함이 상대에게 그대로 심리적으로 전이되어, 서로의 감정은 더욱 고조되어 간다. 이러한 상황이 심해지면 서로가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언쟁이나 대결에서 ‘급한 사람이 진다.’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하겠다.


셋째는 자신감 부족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일단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팩트 위주로 정확하고 차분하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좋다. 그런데 자신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주장을 하였는데도 상대가 잘 받아들이지 않으면, 잠시 후 슬그머니 다른 카드를 내어놓는 것이 좋다.

일단 잠시 판단을 유보한 후, 주변 이웃이나, 관리사무소, 중개인 등의 도움을 받아보거나,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심지어는 법적인 부분에 도움을 청해보는 것도 배제할 필요는 없겠다.

이렇게 자신이 분명히 옳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차분히 순서대로 자신의 카드를 하나하나 보여주면 될 일이다.


따라서, 집주인이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지나치게 이기주의적으로 굴거나, 아주 민감해진 상태이거나, 다소 감정이 상기된 상태라면, 일단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잠시 후, 네가 상대에게 듣기를 원하는 방향(이상향)으로 고쳐 말한다면, 위의 예에서 언급했듯이 상황은 이 단계에서 아래와 같이 완전히 반전될 수도 있다.


“문지방의 스크래치는 사용하다 보면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니 괜찮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확인해보니, 보일러는 어차피 다음 세입자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바꾸어야 할 것 같고, 배수구는 수리업체에 물어보니 쉽게 뚫을 수 있다고 하네요. ‘보증금’은 모두 다 돌려드릴게요!“


네 이상향만 말하여라.jpg 직장에서의 대화(그림: managerfoundation.com)


다른 예로 직장생활에서 자기 상사가 도저히 자신과 마음이 맞지 않아서 참기 어려운 경우를 한번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그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와 사사건건 부딪치거나, 아니면 아예 대부분의 일에서 최대한 부딪히지 않게 회피하려 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회사생활을 하게 되면, 네 고과나 평가도 좋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연봉이나 승진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을 것이고, 회사생활이 계속 꼬이고 마음에 들지 못하게 되어 차츰 심각한 상황이나 퇴사까지 결심해야 할 극한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 먼저 네가 상사로부터 대접받고 싶은 바(이상향)를 잘 정리해보아라.

칭찬도 받고 싶을 것이고, 고과나 평가도 잘 받고 싶을 것이고, 상사가 부여할 수 있는 여러 혜택이나 편익도 많이 받고 싶을 것이 아니겠는가?

그다음 이렇게 네가 대접받고 싶은 방향으로, 거기에 걸맞은 말을 건네려 노력하여라.

여기서, 방법적인 측면에서, 일단 상사의 자리와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상사도 사람이니, 못난 점도 많고, 단점도 많이 있을 것이다.

좀 넓게 비교해보면, 네 부모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여, 그분들을 계속 멀리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와 유사한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회사에서 자기 상사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든다고 하여도, 그 상사 역시 그 자리에까지 올라갔다면, 분명 어떠한 성격이나 재주의 장점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하여라. 백 퍼센트 완벽한 사람은 당연히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장점과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며, 단지 서로 인격들 간의 성격적 융합이나 교감의 정도나 방식 등이 차이가 날 뿐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상사의 장점을 찾아내어 그 장점을 먼저 칭찬해주고, 인정을 해주고, 무엇이든 먼저 양보를 해보고, 만약 네가 특별히 잘 할 수 있는 기술(컴퓨터 기술, 서류 작성 기술, 기타 자신의 특기 등)이 있다면, 적당한 기회를 보아서 상사에게 도움도 한 번 건네 보기도 하여라.

심지어는, 상사가 없는 자리(모임, 미팅, 일반 대화, 술자리 등)에서 그 상사에 대해 아래와 유사한 방법으로 크게 칭찬을 한 번 해보아라.


“우리 부장님은 ~~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분이야!, 물론 우리에게는 불편하고 어렵게 하는 면도 있지만, 그게 다 조직의 팀장을 맡고 있고, 팀 전체의 실적을 올리려고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는가? 가끔 내게 심하게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감정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야!, 좌우지간 우리 팀장은 ~~실력이 대단한 양반이야! 알아주어야 한다고!”


그리고 이러한 네 표현들은 어느새, 마치 ‘텔레파시’처럼 소문을 타고 상사의 귀에 들어갈 것이고, 상사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야 그 녀석, 그렇게 안 보았는데, 나에 대해 그렇게 좋은 감정도 가지고 있었구먼! 앞으로는 내가 좀 더 잘해주어야지! 그동안 내가 좀 너무 차갑게 굴었어! 내가 선배로서 너그럽지 못하고, 분명 잘못한 점이 많았어!"

설령 그 상사가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어 주지 않으면 또 어떠한가?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네 마음속에는 화가 잠잠히 수그러들었을 것이고, 평화를 어느 정도 회복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차분한 상태에서는 모든 일을 더 합리적이고, 여유와 유연성 있는 자세로, 자신감 있게 처리해 나갈 수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자신을 양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맞추어주려 애쓰는 일들은 분명 ‘비굴함’이나 ‘아첨’, ‘자기 잇속 챙기기’ 등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러한 작은 감정들을 이미 넘어선 훌륭한 이상향의 개념이 되어있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은 만 명이면, 만 명이 다 달라서, 자기와 다소 잘 맞는 사람보다는 잘 맞지 않거나 껄끄러운 경우가 훨씬 더 많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그 많은 사람들이 네게 성격을 맞추라고 주장하기보다는, 네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서서, 성격도 최대한 맞추어 보고, 그들의 장점과 훌륭한 면도 잘 찾아내어 먼저 칭찬해 주고, 네가 듣고 싶은 이상향을 상대에게 먼저 건네 말하여 주어라.


그런데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상대의 인격이나 감정을 건드리는 말이나 행동은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설령 상대에게 단점이 매우 많다고 하여, 결코 그 사람의 인격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잘 낫든, 못나든 간에 상대의 인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먼저이고, 어떠한 계산, 이해타산이나 시시비비는 그다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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