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했다, 실패 복기(復棋) #3

Ⅱ. 실패란 무엇인가?

by nofailer

실패 복기(復棋) 큰 목차들

Ⅰ. 나는 왜 실패를 말하는가?

Ⅱ. 실패란 무엇인가?

Ⅲ. 실패의 이유 그리고 원인

Ⅳ. 실패했다고 포기하지는 마라



Ⅱ. 실패란 무엇인가?


2-1. 실패의 의미

내가 경험한 실패에 대해 그 끔찍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사실 실패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은 너무나 주관적인 것이다. 정말 멘탈이 강하고 낯이 두거운 사람은 실패를 전혀 인지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할 수 있다. 개개인 각자 느끼고 인정하기 마련이다. 내가 경험한 그 끔찍한 실패에 미뤄보면,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단순히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한 것’ 이상의 것이었다.


나는 왜 내가 실패했다고 느꼈을까?

실패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전적으로 실패(失敗)의 의미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이다. 하지만 실패는 단순한 정의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대부분 사업하는 사람들은 목표했던 사업 모델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피버팅(Pivoting)했을 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향을 바꾸더라도 결과적으로 성과를 냈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나도 그러했고, 처음 생각하고 만들었던 사업이 그대로 그 방향대로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많은 창업자들의 의견임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원했던 대로 되지 않았다.”
“내 기대와 다르다.”


이것만으로 실패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실패를 사전적인 의미와 조금 다르게 정의했다.
‘내가 도모했던 일을 통해 얻고자 한 목표에 다다르지 못했고,

최종적으로 평가했을 때 사업하기 이전의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고, 추락한 것.’

결국, 사업을 하기 전보다 더 나빠진 것을, 이것이 내가 정의한 실패였다. 내가 나만의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면 피버팅을 하더라도 생각하고 목표했던 매출과 이익 등으로 드러나는 금전적 성과가 있었다면 성공이지만 그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시는 이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 것을 말한다.

반드시 금전적인, 재무적인 성과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기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가 추락한다면 그 또한 실패라고 정의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실패는 다음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 1. 경제적 추락

“실패했다, 망했다”라고 가장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은 바로 돈이다.

경제적 빈곤에 처하는 것이다. 경제적 실패는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내가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돈 때문이다. 한마디로, 과거에 벌어둔 돈을 다 까먹었고, 지금 당장 먹고살 돈이 부족하며, 앞으로도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막막한 상황. 이것이 가장 확실한 실패의 증거다. 사업이 망했다는 것을 처음 실감한 순간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했을 때가 아니라, 내 지갑에 점심을 살 돈조차 없을 때였다. 돈이 없으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 2. 사회적 고립

돈만큼 무서운 것은 바로 ‘사회적 관계의 붕괴’이자 ‘사회적 고립’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나는 나름대로의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업계에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도 많았고, 사업이 잘 나갈 때는 수많은 사람이 나를 찾았다. 그러나 실패하고 나니 연락이 뚝 끊겼다. 투자자, 파트너, 직원, 심지어 친했던 친구들까지도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그들이 나를 멀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들을 피했다. 실패한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나의 무능함을 증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사업이 잘될 때는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도, 막상 실패하고 나니 기댈 곳이 없었다. 실패 후 찾아오는 진정한 절망감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선다. 혼자가 된다는 것, 더 이상 아무도 내 편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외로움을 이겨낼 힘조차 사라진다는 것이 가장 두려운 것이다. 세상 속에 있지만 나는 고립된 섬 같은, 투명인간 같이 아무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 되어 있게 된다.


# 3. 자존감의 붕괴

경제적 빈곤과 투명인간 같이 없어진 존재감에서 이어지는 마지막은 결국 ‘내가 스스로 나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돈이 없고, 주변에 사람이 없어진 상태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상실된 자신감과 자존감, 한 없이 작고 초라해서 밟으면 그냥 밟혀 없어질 것 같은 길바닥 작은 벌레 같은 나의 존재를 스스로 느낀다. 특히, 가까운 사람과 함께 할 때 더욱 그렇다. 가족, 동료와 같이.


감사한 사람들도,

지금 이 글의 내용과 관계없지만 실패한 나를 나보다 더 인정하고 격려해 준 몇몇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누구라고 밝히지 않지만 그 사람들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나를 길바닥의 벌레 한 마리나 잡초같이 취급한 사람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이 정상이다. 실패한 사람에게 손가락질하는 그 사람이 정상인 것이다.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 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여기저기의 복잡하고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패한 순간, 내가 나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느꼈다. 성공은 숫자와 같은 결과로 정의될 수 있지만, 실패는 감정과 현실이 뒤섞여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실패를 합리화하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등. 이러한 멋있는 말로 실패를 포장하고 합리화한다. 모든 아무 없는 의미 없는 말의 향연이다. 실패는 그냥 실패이고, 실패는 더 큰 실패로 가는 길일 수도 있다. 나는 내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극소수의 사람만이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그 운 좋은 사람이 내가 될까?


2-2. 실패의 기준

세상 모든 것은 주관적이다. 실패도 마찬가지다. 실패를 법적으로 정의하는 것도 아니고, 타인이 판단해 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실패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를 너무 쉽게 인정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끝까지 인정하지 않아서도 안 된다.

만약 작은 실수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를 실패라고 여기면, 쉽게 무너지고 포기하게 된다. 반대로, 실패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보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


네가 실패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내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실패를 영원히 감당할 수는 없었다. 나는 실패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실패를 인정하고 이제서야 기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패 자체를 규정하는 것은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다. 실패를 판단하는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고, 때로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패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는 멘탈의 문제다.

너무 쉽게 실패를 인정해 버리면 작은 문제에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반면, 실패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실패의 기준을 냉정하게 설정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위쪽과 맨 아래 또는 양끝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과 실패는 서로 다른 차원의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아.”
“실패도 배우는 과정이야.”
이런 말에 속지 마라. 실패해도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 같다면 도전하라. 하지만 실패하면 모든 것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다시 한번 도전 여부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2-3. 실패의 초기 증상

"실패는 조용히 다가온다. 하지만 알고 있다."

어떤 일에서든 실패의 징후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안다. 내 일이 계획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처음 세운 전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음을, 그리고 점차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음을. 하지만 그런 초기 징후를 정확히 인지하고 대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처음에는 작은 이상 신호로 시작된다.

# 예상보다 매출이 떨어진다.

# 고객 반응이 기대와 다르다.

# 협력사가 약속을 어긴다. 그리고 일정이 지연된다.

# 등등


‘뭐 이 정도는 사업을 하다 보면 항상 있는 일이지’,

'이런 작은 균열은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묻혀진다.

물론 본인은 알고 있지만 외면한다. 마주하고 싶지 않으니까. 두려우니까.


하지만 어느 정도 일의 경험을 가진 사람은 단순한 문제와 심각한 징후에 대해 느낌이 온다. 정말 이런 느낌조차 없다면, 돌이켜 봤을 때 심각한 징후에 대해 아무 느낌이 없었다면, 정말로 사업은 아니다. 무조건 망한다.
조금이라도 일 경험과 일 머리가 있으면 ‘아! 무엇인가 이상한대’, ‘이건 아닌데’라는 동물적인 감각이 발휘된다.


그 즉시 그 문제를 정확하고 깊게 파헤쳐야 한다.

그것이 큰 실패를 막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초기에 뭔가 찜찜한 것들 없애야 한다.


예를 들면, 동업자와 지분, 역할 분담, 직원 채용 그리고 수익 배분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동업자들은 이런 것을 다 협의한다. 각기 다른 것 같아 보이지만 다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동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들은 머릿속에 다 연결하여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분을 얼마씩 나누니까 나는 뭘 하고, 상대는 뭘 해야 한다. 내가 맡은 것 잘해서 내가 더 큰 수익을 가지고 오려면 어떤 성과가 있어야 하고 내가 쓸 직원을 더 많이 뽑고 또 급여도 더 많이 줘야 된다는. 이런 생각을 각자 다 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유리할까?"

무엇 하나라도 연결 안 된 것이 없다. 이런 경우 조금이라도 내 마음이 찜찜하다면 모든 것을 다시 정해야 한다. 그 상태로 가면 결국 일이 터진다. 좋을 때는 좋지만 돈이 떨어지고 힘들어지면 꼭 싸우게 되고, 처음 협상할 때 즉 과거로부터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은 내가 아닌 상대에게 있다. 진리이다. 가능하다면 동업은 하지 마라.


동업의 예를 들었지만, 매출, 이익 등 주요 지표의 전망이 조금씩 빗나갈 때도 느낀다.

"아! 이건 안 되는 숫자이구나. 내 착각이고 오판이구나."

여기서 멈추고 수정하고 다시 해라. 열심히 해서 달성하겠다고 그냥 밀어붙이면 회사를 나타내는 숫자 모두가 망가진다. 숫자가 망가진다는 것은 곧 망한다는 얘기다. 매출도 이익도 은행 잔고도 다 내 계획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초기에 이런 신호를 느끼고도 잠시 멈추지 않고 계속되면 불안은 커지고 불안이 커질수록 이성적인 대응보다는 감정적인 반응이 앞선다.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서두르게 되고, 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된다. 서둘러 결정한 일은 결국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진다. 이렇게 작은 실패들이 쌓이고,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실패의 사이클’로 빠져든다.


초기의 "잠시 멈춤"이 중요하다.


실패의 초기 증상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불안과 실수를 반복하면, 마침내 본격적인 실패의 악순환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 악순환의 끝에는 완전한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경험한 실패는 단순히 하나의 원인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흥분, 착각, 척, 작고 나쁜 생각들,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 등의 조각들이 얽히고설켜 점점 커진 결과였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결국 내 멘탈은 완전히 붕괴되었고, 사업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2-4. 빠르고 크게 확대되는 실패

실패는 빠르게 커진다! 실패라는 것이 가진 특성이자 DNA이다.

성공과 실패는 반대 개념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나의 축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영역에 있다. 그리고 성공은 능력 같은 것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력도 운도 좋아야 한다. 하지만 실패는 적어도 스스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실패가 가진 특성 중 최고이자 최악은 "실패는 빠르게 확대되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모든 것을 짚어 삼키면서 빠르게 더 많이 삼키고 더 빠르게,,, 태풍 한가운데 빨려 들어간다.

한번 실패의 원인이 되는 것에 빠지기 시작하면 다음 원인으로 연쇄적으로 이동하고 확대된다. 점점 다음 실패의 원인으로 빠져들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깊고 어두운 실패의 늪으로 들어간다. 헤어 나오기 어렵다.


나는 실패했다. 그리고 그 실패의 고통 속에서 오랫동안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나는 나의 실패를 조금 더 이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복기(復棋)를 시작했다.


나는 내 사업 모델이나 시장 전략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내가 창업자이자 리더로서 실패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서 나오지 못했다. 그 이유와 원인은 나 자신의 생각과 태도에 있다. 나의 생각과 태도가 가장 큰 문제로 실패의 악순환 고리에, 그 늪에 빠져들어갔기 때문이다. 참고로 사업모델과 전략, 시장 등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복기할 생각이다.


나는 성공을 논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실패는 확실히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실패의 원인을 제거하면 실패를 피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반대로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과 실패는 같은 길 위에 있지 않다. 실패의 이유와 원인들로 만들어진 실패의 악순화 고리, 실패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내가 경험한 실패가 왜 왔는지, 나의 실패의 이유를 본격적으로 이제 복기하려 한다.


# 착각

# 흥분

# 척

# 그리고 그다음 이유와 원인들




앞서 읽으면 좋은 실패복기(復棋)

Ⅰ-Ⅰ. 나는 왜 실패를 말하는가?

Ⅰ-Ⅱ. 나는 왜 실패를 말하는가?


앞으로 이어질 글

# 실패의 이유와 원인들

# 실패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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