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만난 브랜드] '한 끗'의 가치를 아는 Small Brand
<한 끗 차이를 만드는 스몰 카페 브랜드>
무엇인가를 사고자 단어하나를 인터넷에 치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브랜드들이 검색된다.
모든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하고,
남들과는 다름을 강조하지만,
브랜드가 말하는 자신의 강점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느끼는 그 브랜드만의 '한 끗' 차이가
브랜드를 살리고, 성장시키고, 확장시켜 갈 수 있다.
카페투어가 취미이자,
찌인한고 따뜻한 라떼를 사랑하고,
라떼아트가 그려진 사진기록을 남기는 것을
소확행으로 살아온 나의 일상 속에서
'카페'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주는 수년간 다양한 카페를 다니면서,
내가 느낀 카페 브랜드의 소소하지만
분명한 '한 끗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었다.
1. 쿠폰 마케팅의 정석:
10개쯤 찍어줘야 아메리카노 1잔 무료?
카페투어가 취미인 나는 정말 많고
다양한 카페를 다녀봤다.
새로운 지역에 갈 일이 있으면
일단, 그 지역 찐 카페부터 찾는 것이
나에겐 일상 중 일상이다.
(얼마나 행복감이 큰지 모른다. ㅎ)
지금은 많은 카페들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온라인으로 적립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많은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쿠폰을 만들지 여부를 묻곤 했다.
신기하게도, 쿠폰 마케팅의 정석은
10개 쿠폰 찍고, 아메리카노 1잔 무료.
그건 전문적인 마케팅 관점에서 커피가격과 비례하여 나온 공식 같은 것인지..
왜 항상 10개 쿠폰 찍으면 아메리카노 한잔 무료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키오스크 주문과 온라인 적립이 늘어나는 요즘도
쿠폰을 주는 카페에서는
원가 상승 탓인지 1잔의 무료 커피를 마시려면
10개가 아닌 12개, 15개 도장이 필요한 경우도 생겼다.
그런 와중에 쿠폰 마케팅에서도 한 끗 차이를 만드는 루아르커피바.
남들은 10개였던 도장도 12개, 15개로 늘리는 판에
루아르는 무려 5개 찍고, 음료 한잔 무료.
심지어, 무료음료는
아메리카노만 가능한 게 대부분인데,
5개 찍고, 원하는 음료 모두 무료로 마실 수 있다.
팝업 스토어가 없었을 때는
팝업을 연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이슈를 만들었지만,
너도나도 팝업을 여는 지금은,
남들과 다른 팝업 콘텐츠가 필요하다.
쿠폰 마케팅을 한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요즘,
남들과 달리 '5개 쿠폰, 아무 음료 가능' 규칙은
과히 대범한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다.
2. 묵직한 커피잔에 마시는 '라떼'의 가치를 아시나요.
매장시식이 불법이던 시절,
바이러스 감염에 치를 떨던 그때 그 시절,
코로나로 인해 가장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는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카페에서 일할 수 없었을 때와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였다.
커피잔에 라떼아트가 세밀하게 올라긴 지인한 라떼를 사랑하던 나에게
매장 내에서 라떼를 마실 수 없던 시절,
모두 일회용 잔에 마셔야했던 시절은
생각만 해도 우울하다.
일회용 잔에 마시는 커피가 싫어 테이크아웃도
웬만해선 안 하는 타입이라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도,
되도록이면 5분이라도 자리에 앉아서
커피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일어난다.
(커피에 대해 정말 잘 모르지만,
은근 예민하고 까다롭네.)
커피를 찐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잔에 마시는 커피와 종이컵(일회용)에 마시는 커피맛은 정말 하늘과 땅차이다.
진짜다.
어떤 카페에서 찌인한 라떼가 마시고 싶어 달려갔는데,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 컵만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진심 허탈감이 찾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새로운 카페를 찾아갈 때는
늘 커피를 주문하기 전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커피 잔에 마실 수 있을까요?'
'진짜'는 어려울 때 드러난다고 했던가.
그때 그 고통의 시절,
한 끗차이를 만들어낸 카페가 있었다.
"왜 테이크아웃은 일회용 잔에만 되나요?"
첫 번째, 기억나는 '한 끗'의 순간
어느 날 연희동에 새로 생긴 카페에 우연히 들어갔고,
일회용 잔이 아닌 테이크아웃 머그잔을
별도로 제작하셔서
작은 머그잔과 함께
커피를 담아 나오던 기억이 생생하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던 시절,
모두가 고정비를 줄여서 어떻게든
버티기 바쁘던 그 시절,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컬러드빈의 테이크아웃용 도자기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나는 감사였고,
잊을 수 없는 '한 끗'이었다.
두 번째, 기억나는 '한 끗'의 순간
대표로, 연구자로, 선생으로 매일 일을 마치면,
집에 가기 바쁘지만,
엄마모드로 전환하기 직전,
30분만이라도 할 일을 하기 위해
좋아하는 동네카페에 들러,
예쁘게 라떼아트가 그려진 묵직한 커피잔을 들고
라떼 한 모금을 마시는 그 순간은
커피의 맛 그 이상의 행복감을 선사한다.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고,
모든 카페들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던 시절,
약수동 리사르커피매장 담벼락에서
에스프레소잔에 마셨던 에스프레소는
한줄기 담비와도 같았다.
리사르커피 대표님은 커피잔에
담기어진 커피가 주는 행복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종이 소주잔에 에스프레소를 마셨던 기억은..
지금생각해도 아찔하다.)
지금은 그 당시에 비하면,
리사르커피는
카페계의 중대형 체인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그 당시 그 작은 한 끗이
지금의 리사르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3. 브랜드 시그니처를 사용하는 방법도 한 끗 차이!
"보이지 않는 브랜드 철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시화'시켜
소비자들에게 '깊이 있게' 인식시키는가."가
모든 브랜드의 과제이자
브랜드 성공요인의 핵심 중에 포인트이다.
모든 것이 늘, 말은 쉽다.
문제는 '어떻게, 얼마나, 꾸준히 지속하는가'이다.
커피를 메인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카페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매장분위기, 로고, 시그니처 음료, 쿠폰 등이
일반적이다.
개인적으로 라떼의 비주얼로
라떼의 맛을 판단하는 나에게
커피에 자연스러운 아트 외에 무엇인가를 새기는 것을 선호하진 않는다.
하지만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는 한,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커피표면을 사용하여
브랜드를 인식시키겠다는 노력은 과히 칭찬받을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커피 체인 브랜드로서는
라떼에 나름 진심이라 생각하는 백미당은
백미당의 '백'자를 커피표면에 새기려 했고, (
저때는 잘 안보였네)
아트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편집샵 겸 카페인
아트살롱 파주는
브랜드의 로고를 매장 인테리어, 과자, 라떼표면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했으며,
속초에 위치한 포인텟은
속초라는 위치적 특성을 살려
파도아트를 시그니처로 사용했다.
자신만의 유일무이한 브랜드를
만들고자 시도하는 남들과는 다른
'한 끗'을 위한 진솔하고 지속적인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
*오늘의 브랜드 생각
얼마나 대단하고, 다양한 것을 선사할 수 있는가?
얼마나 다양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가? 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짧고 단순하지만 "찐"이면 된다.
강력하고 제대로 된 '한 끗'을
사람들은 기다리고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