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이 되기까지.

[D-219] 얼마나 오래 걸려도 다 이겨내서..

by Mooon

D-219. Sentence


'얼마나 오래 걸려도 다 이겨내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 돼야지.'

IMG_8764.PNG @유퀴즈_에픽하이편

느낌의 시작


“얼마나 오래 걸려도, 다 이겨내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돼야지.”
에픽하이 타블로의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가 모두의 표적이 되어, 자신의 존재가 가족의 일상을 무너뜨릴 만큼의 고통을 견뎌야 했던 시간. 그때 그는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버텼을까. 어떤 마음을 숨기고, 어떤 다짐을 품고, 또 하루를 살아냈을까. 가늠조차 쉽지 않다. 어떤 고통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크기라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저 무너질 것 같은 마음만 남는다.



마음의 흐름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고통을 만난다.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무게가, 어느 날 불시에 삶을 덮친다.
내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엄마가 지독하게 아팠던 시간들. 갑작스럽게 무너진 집안 살림. 어릴 적부터 감내해야 했던 첫째 아이와의 긴 싸움과 속앓이.
그때 나는 한동안 모든 것이 멈춘 듯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담담해지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 마치 그게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숨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것처럼. 타블로도 그랬던 것 같다. 누군가는 그 고통을 피해 떠났지만, 그는 끝까지 버텼다. 도망치지 않았다. 가족을 지키겠다는 가장으로서의 의지, 그리고 사랑이 그를 그 자리에서 버티게 했을 것이다. 고통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사랑을 붙잡게 된다.

오늘의 나도 그렇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도 좋은 엄마로서 인내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두 아들을 깨워 등교시키며, “너는 귀한 사람이니까 귀한 하루를 보내렴” 하고 안아주는 것. 아들이 매일 아침마다 내 마음을 무너뜨려도, 결국 또 도시락을 싸고,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우산을 들고 학원으로 달려가는 것.가끔은 울고 싶어도 참아내며 내일을 준비하는 것. 그 모든 게 결국, 사랑 때문이다.


사랑만이 사람을 이렇게 단단하게 만든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른다.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살아생전에 그 끝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견디고, 부딪치고, 버틴다. 가족을 지켜내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결혼을 하면 철이 든다고 했고, 아이를 낳으면 비로소 엄마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가족을 붙잡고 있는 그 끈질김 속에 있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오늘도 긴 하루였다. 엄마로, 아내로, 딸로, 선생으로… 서툴고 흔들리지만, 네 가지 이름으로 또 하루를 채워냈다.
제자리걸음 같지만, 이런 날들이 쌓여 언젠가는 진짜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그렇게, 오늘도 나를 다독인다. 그리고 내일을 준비한다. 긴 터널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오늘도 마음을 다잡는다. 내일도 두 아이를 안아주며, 귀한 하루를 건네며 시작할 것이다.



내 안의 한 줄


“끝까지 버티고 견디게 만드는 힘은 결국 사랑이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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