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2] 궁극의 럭셔리(Ultimate Luxury)
D-242. Sentence
궁극의 럭셔리(Ultimate Luxury)
느낌의 시작
UX 컨설팅회사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 아파트 브랜드의 사용자경험 콘셉트를 개발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때 ‘럭셔리(Luxury)’라는 단어를 마주하게 되었고, 우리는 이 흔한 단어를 더 근본적으로, 더 본질적인 감각으로 재정의해야 했다. 럭셔리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럭셔리’라는 단어 앞에 ‘사치’, ‘고가’, ‘희소성’ 같은 수식어를 덧붙인다. 멋지고 화려하며, 범접하기 힘든 무언가. 하지만 지금 시대의 흐름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오랜 시간 신비주의를 고수해온 명품 브랜드들조차, 이제는 달라진 고객을 향해 몸을 낮추고 있다. 주요 소비층이 MZ세대로 바뀌며, 그들은 더는 브랜드의 권위보다는 자신과의 연결을 원한다. 단순히 비싼 것보다, ‘자신과 얼마나 잘 맞느냐’가 중요해진 시대. 샤넬은 올해로 115살이 되었다. 창립자인 코코 샤넬은 이미 1917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브랜드는 여전히 살아있다. 샤넬 패션 부문 CEO 브루노 파블로브스키는 ‘궁극의 럭셔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개인의 삶에 완전히 스며드는 경험이며,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상태다.”
화려함, 가격, 유명세를 넘어, ‘럭셔리’란 결국 내가 나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삶의 상태. 내 정체성, 취향, 가치관이 반영된 공간, 경험, 시간. 결국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진짜 럭셔리가 아닐까.
마음의 흐름
요즘 퍼스널 브랜딩에 관한 책들을 읽고, 스터디 모임에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자꾸만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트렌드는 바뀌고, 정책도 바뀌고, 사람들의 관심사는 끊임없이 이동하지만—삶의 중심을 이루는 구조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 불안정하고, 부족하고, 더 나아가고 싶어 하는 존재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건, 누군가의 삶을 깊이 바라보고, 그 안의 본질적인 문제를 함께 찾아내며, 실질적인 변화의 단서를 던져줄 수 있는 조력자다.
나는 지금 그 조력자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누군가의 삶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 나다움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브랜드이고, 결국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닐까. 나 자신에게도 묻는다. 나는 지금 얼마나 나다운가? 나는 내가 원하는 가치의 삶을 살고 있는가? 지금 이 길이, 내가 향하고자 했던 궁극의 럭셔리를 향한 걸음이 맞는가? 오늘도 여느 날처럼 두 아들의 엄마로 살았고, 어떤 조직의 지원자로 자기소개서를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며, 또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어제까지만 해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더울 수 있지’ 싶은 날씨였는데, 오늘 저녁은 믿기 어려울 만큼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그렇게 더위는 조금씩 물러가고 있었다. 아무리 끝이 없을 것 같아도,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흐른다.
어느새 8월. 어느새 금요일. 이제는 늦은 게 아닐까, 이제는 이미 기회가 지나간 것이 아닐까,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 감정들 앞에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아니다. 오늘도 나는 나답게 살아냈다. 조금 더 나다운 하루를 만들었다.
내 안의 한 줄
나다운 하루를 채우는 일, 그게 나만의 럭셔리다.
**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