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을 가능하게 하는 선택

[D-253] 감각? 현명하게 결정하는 능력

by Mooon

D-253. Sentence

감각? 현명하게 결정하는 능력


@최성운님 '사고실험'_조수용편



느낌의 시작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단어들이 있다. 100명에게 물으면 100가지 대답이 나오는, 일상 속에 너무나 흔하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손에 잡히지 않는 단어들. ‘감각(感覺, Sense)’이 바로 그중 하나일 것이다. 사전적으로는 ‘외부 자극에 의해 생겨나는 감지 능력 또는 의식 현상’이라 정의되지만, 우리는 보통 오감을 먼저 떠올린다. 만지고, 듣고, 보고, 맛보고, 냄새를 맡는, 신체의 문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기능들 말이다. 하지만 조수용 발행인이 말하는 감각은 달랐다. 그의 감각은 ‘현명하게 결정하는 능력’이었다. 논리로 풀 수 없는 문제, 이성의 공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답을 찾는 힘. 그는 그것이 ‘일’을 하는 데서도, 리더로서도,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서도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고 했다. 그 말은 내 마음속에 오래 머물렀다.




마음의 흐름


나는 디자인을 가르치면서 늘 비슷한 장면을 마주한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조차 디자인을 ‘본질’이 아닌, 핵심을 장식하는 부가 요소로 여긴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쪽이 무겁다. 그래서 수년 동안 수업 시간마다 외쳐왔다. “디자인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다.” 단지 예쁘게 포장하는 영역이 아니라, 새로운 정의에서 새로운 해답이 시작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꼭 알게 하고 싶었다.


방학이 되면 정기행사처럼, 가방 브랜드를 운영하는 친구 회사를 찾아간다. 오늘도 작은 꽃다발과, 브랜드 리더로서의 하루를 잘 견디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스마일 쿠키를 챙겼다. 작은 상자 속에서 초콜릿 칩이 콕콕 박힌 쿠키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미소가 친구의 하루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랐다. 우리는 40대 중반이 되었고, 남편들은 50대 문턱에 서 있다. 우리 둘다 일을 쉰 적 없는 워킹맘으로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현실은 각박했고 불안했고, 때로는 허무했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론은 단순했다. 버티는 것뿐.


남들이 안 된다고 말해도, 매거진B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를 묻자 조수용 발행인은 “그저 버틴 것뿐”이라고 했다. 뛰어난 통찰이나 여유 때문이 아니었다. 수도 없이 무너질 듯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안간힘을 써서 버텼기 때문에. 그 시간이 쌓여 결국 가치를 만들었다는 그의 말은, 비법이자 상식이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감각도 그거다. 버티는 감각. 두 아들의 엄마로서, 아내로서, 선생으로서, 그리고 죽는 날까지 즐겁게 파고 또 파헤치고 싶은 분야를 찾아가는 예비 전문가로서, 오늘을 버텨내는 힘. 어설프고 싶지 않지만, 지금의 나는 어설프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어설픔을 즐겨볼까.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무엇이든 덤벼볼 담대함을 가져볼까.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지금이 바로 적기다.



내 안의 한 줄


무너지지 않는 오늘이, 나의 감각을 만든다.


_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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