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아주나봐라.

[D-255] Don't Ever Give Up

by Mooon

D-255. Sentence

Don't 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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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시작


오늘 아침, 머릿속에서 끝없이 맴돌던 고민을 끊어내듯 첫째에게 천재교육 밀크티 인강을 틀어주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현관문이 부서져라 닫히던 순간 보였던, 용인집으로 돌아가시는 친정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그 무거운 돌덩이 같은 장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비가 오든, 첫째가 인강을 틀어놓고 다른 짓을 하든 상관없었다. 그저 뛰고 싶었다.


어제 불광천이 물에 잠긴 것을 봤기에 오늘도 통제되어 있을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냥 나와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모닝루틴을 들을까, 찬양을 들을까 잠시 고민하다 요즘 빠져 있는 ‘사고실험’ 팟캐스트 중 MIT 정치학 전공 김지윤 박사님의 편을 재생했다. 남편이 국제정치, 특히 미국 정치에 대한 인사이트가 뛰어난 분이라며 유튜브 채널을 추천했던 그분이었다.


김 박사님은 자신이 힘들 때마다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바로 ‘황새의 목을 조르는 개구리’.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또 버텼다고 했다. 겉으로 보기엔 연세대, UC버클리 석사, MIT 박사라는 완벽한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듯하지만, 결과만 보고 쉽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커리어가 좋으니 당연히 성공했지”라는 말이 얼마나 가벼운지, 죽을 힘을 다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부러워하는 그 길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칭찬을 아끼는 성격이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온 자신만큼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는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의 흐름


“이번만 버텨보자.” 김 박사님이 그렇게 마음속 개구리 이미지를 꺼내듯, 나도 오늘 그 말을 붙잡았다. 이제 2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수업,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다린다. 매번 화가 나신 채 집으로 돌아가시는 엄마를 보며, 두 아들에게 “할머니 말씀 잘 들어”라는 화로만 반응했던 나의 방식이 답이 아님을 깨닫는다. 수년간 반복된 상황 속에서, 이번에는 다르게 대응하고 싶다.


친정엄마에게 나의 일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기적인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예 일을 멈추고 전업주부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어떻게든 일을 이어가는 게 맞는 걸까.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어떤 방향이든 나는 절대 멈추지 않겠다는 것.


마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오늘은 수학학원 방학을 맞은 첫째 머리를 자르게 하고, 둘째 늘봄수업 마치는 시간에 맞춰 함께 하교했다. 두 아이가 좋아하는 불꽃야구 영상을 USB에 담아 첫째에게 건네고, 둘째를 맡긴 뒤 동네 스타벅스로 향했다. 엄마 퍼스널 브랜딩 프로젝트 기록일지를 브런치에 업로드하고, 거절당했던 논문을 다른 학회 형식에 맞춰 다시 정리했다.


황새에게 목이 잡힌 개구리처럼, 지금의 나는 숨이 막히지만 그 손을 절대 놓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나는 이미 많은 시간을 그렇게 지나왔다. 아침에 동네를 뛰는데 억수같은 비가 쏟아졌다. 몸을 적시는 빗방울이 시원하게 가슴속까지 스며들었다. 빗속을 뚫고 달리던 그 기분으로, 지금의 나도 감당해 보자. 황새야, 덤벼봐라. 내가 포기하나.



내 안의 한 줄

멈추지 않는 마음은, 비 속에서도 길을 낸다.


__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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