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해도 설레이는 '무엇'

[D-257] '당신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합니다.

by Mooon

D-257. Sentence

'당신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합니다.


IMG_9572.jpg @conceptzine_official

느낌의 시작


어느 날 블로그 댓글에 브런치 작가 단톡방 초대글이 달렸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들이 모여 서로의 글을 공유하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그런 단톡방이었다. 그 작은 초대가 계기가 되어, 나는 다시 묻게 되었다.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가?”



마음의 흐름


매일 글을 쓰고, 브런치북을 만들고, 매거진을 채워가면서, 결국 내 안에서 하나의 소망이 분명해졌다. 올해 안에 ‘퍼스널 브랜딩’을 주제로 한 책 한 권을 출간하는 것. 이미지를 중심으로 공부해온 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텍스트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공계든, 예술이든, 사회과학이든 결국 모든 분야의 끝은 ‘텍스트’라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졌다. 한 분야를 오래 공부하다 보면 처음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지식을 쌓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내 안에 기준과 가치관이 생기고, 수많은 생각을 내 방식대로 걸러내면서 비로소 ‘나만의 언어’가 생겨난다.


오랫동안 읽고, 그리고, 만들고, 판단하며 축적된 것들을 결국 한데 모아 남기는 방식이 바로 ‘책’이다. 그래서 한 분야를 오래 고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젠가 책이라는 형태를 갈망하게 된다. 나 역시 오래 전부터 내 이름으로 낸 책을 꿈꿔왔지만, 그저 막연한 바람에 가까웠다. 에세이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내 전문 분야 안에서 의미 있게 남길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수업과 아이들 양육, 프로젝트에 쫓겨 무게감 있게 준비하거나 실행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했다. 목표는 단순했다. ‘매일 쓰자.’ 가볍게 시작했지만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관심사가 깊어졌다. 그 호기심은 곧 확신이 되었고, 올해 말에는 반드시 원고를 완성해 책에 도전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로 자리 잡았다.


출간 방식은 아직 모른다. 출판사에 제안할 수도 있고, 와디즈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을 수도 있다. 전자책보다는 손에 잡히는 물리적인 책을 내고 싶다는 바람만은 분명하다. 브런치 글이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될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시도해보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얼마 전, 첫째 아이에게 올해 목표가 책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늘 무언가 목표가 생기면 누군가에게 먼저 이야기한다. 입 밖으로 내뱉은 약속은 나를 붙드는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겠다고 첫째와 약속했던 것처럼, 책도 그랬다. 아이는 “교보문고에 엄마 이름으로 된 책이 진열되어 있으면 너무 멋있겠다.”라며 웃었다. 그 말이 나를 더 설레게 했다.


물론 두려움도 있다. 석사 논문을 마치고는 모든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그 논문들을 전부 모아 태워버리고 싶을 만큼 부끄럽기도 했으니, 내 이름으로 남는 책이 다시 부끄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거절이나 실패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여러 번 부딪히며 맷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생각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설레는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행복이고, 답은 실행뿐이다. 출판사에 모두 거절당하더라도, 실패하더라도 상관없다. 올해는 반드시 도전해보고 싶다.



내 안의 한 줄

책은 멈추지 않은 마음의 결과다.

__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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