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가 아닌 반복될 확신

[D-260]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나는 너의 손을 잡았을거야

by Mooon

D-260. Sentence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나는 너의 손을 잡았을거야.


@cafe_Untitled

느낌의 시작


사람은 언제나 ‘그때 알았더라면’이라는 후회 속에 산다. 그러나 어떤 선택들은, 시간이 흘러도 후회가 아니라 다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확신으로 남는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나는 똑같이 너의 손을 잡았을 것이다.



마음의 흐름


인스타 피드에서 취향저격 카페를 발견하더라도 생활 반경과 거리가 멀면 결국 그림의 떡이 된다. 시간이 지나 그 지역에 가더라도, 그 카페가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져 결국 대형 브랜드 체인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곤 한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 누군가의 취향이 묻어나는 카페가 새로 생기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예약해둔 미용실이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지만, 평소엔 거의 가지 않는 동네였다. 본능처럼 근처 카페를 검색했고, 눈길을 사로잡은 단어 하나, ‘새로 오픈’. 예약한 미용실과는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사진 속 아담한 공간의 취항저격 감성이 나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라떼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라떼아트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어준다는 사실조차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도착한 곳은 뜻밖에도 평소 가보고 싶었던 독립서점 바로 옆이었다. 동네에서 쉽게 보기 힘든 황금 조합.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사진들, 마스킹테이프 위에 적힌 솔글씨 문장들, 사소하지만 섬세한 감성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라떼만 마시자”라는 다짐은 바나나 브레드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촬영 허락을 받고 카페 구석구석을 담던 중, 귀여운 강아지 사진 옆의 문장 하나가 눈을 붙잡았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나는 너의 손을 잡았을 거야.”


보통은 ‘그때 알았더라면’이라는 후회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 역시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동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첫째를 낳고 6년 만에 둘째를 가진 일처럼. 누군가는 “하나만 잘 키우지 왜 굳이 둘째를?” 묻곤 했지만, 지금 돌아간다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취직 대신 두 아이를 직접 돌보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내 일을 이어온 날들. 정신없이 분주하고 밤잠을 줄여야 했지만, 안정된 월급과 정해진 출퇴근 대신 나는 이 길을 또다시 고를 것이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도, 똑같이 선택할 만큼 가치 있는 일. 그 무엇을 품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바로 내게는 행복이고 감사다.


오랜만에 미용실에 다녀오니 마음이 새로워졌다. 선명한 뭉개구름이 가득한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도 빛나는 보통날임을 다시금 기억한다. 둘째 미술학원 마칠 때까지, 나는 또 나의 하루를 정성껏 채워갈 것이다.



내 안의 한 줄

후회가 아니라 반복될 확신, 그것이 나의 이야기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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