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평범

[D-368] 평범한 아이디어. 비범한 과정

by Mooon

D-368. Sentence

평범한 아이디어. 비범한 과정

@디자인런, 조수용 발행인 <비범한 평범> 북토크 (2025.12.19)


평범한 아이디어, 비범한 과정.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중심을 잃지 않은 채 활동 영역을 확장해가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진다. 그중에서도 내가 오래도록 존경해온 인물이 있다. 조수용 발행인이다. 어제 저녁, DDP에서 그의 두 번째 책 <비범한 평범> 북토크가 열렸다. 디자인을 전공해 네이버를 거쳐, 자신의 회사 JOH를 만들고, 세컨드키친·일호식·에드백·스틸북스 같은 브랜드를 런칭하고, 카카오 대표를 지낸 뒤에도 매년 적자를 감수하며 매거진 B를 15년 가까이 이어온 사람. 디자인을 기반으로 이렇게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온 인물이 또 있었을까. 그래서 그의 ‘생각의 중심’이 늘 궁금했다.


북토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의외로 담담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더 자고 싶고, 매일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어제도 결국 건너뛴, 그런 보통 사람. 그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보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디어를 얼마나 정교하게,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마음을 다해 끌고 가느냐가 진짜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출판업이 기울어가던 시절에 매거진 B를 만든 그를 보며,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 가치 있는 멋진 일을 시작했겠지”라고 오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달에 하나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잡지. 아이디어 자체는 놀라울 만큼 평범했다. 그가 스스로 대단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단 하나였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년 적자를 내면서도 15년 가까이 지속해왔다는 사실.


북토크에 앉아 있던 사람들에게 그는 말했다. 여러분이 가진 아이디어면 충분하다고. 문제는 아이디어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라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생각이 과연 얼마나 새로울 수 있을까. <비범한 평범>이라는 제목에서도, 그는 ‘비범’이 아니라 ‘평범’에 방점을 찍는다고 했다. 어쩌면 비범과 평범은 정말 한 끗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재능이나 영감이 아니라, 진정성, 그리고 돕고 싶다는 마음, 오너 마인드 같은 태도일 것이다.


사실 어제 저녁, 나는 잠시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 솔직히 말하면 귀찮았다. 하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쪽을 선택했을 때, 늘 조금이라도 얻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제도 역시 그랬다. 내가 평범하다는 사실이 한동안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평범하기 때문에, 오히려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한 줄

평범함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결국 비범을 만든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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