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걷는 연습

[D-391] 무서워하면서 끝까지 걸아가는 사람

by Mooon

D-391. Sentence

무서워하면서 끝까지 걸아가는 사람


IMG_3409.jpg @as.yours

석사·박사 논문 심사위원이셨던 대학원 교수님의 권유로 대학원 후배들에게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나의 특강 주제는 늘 한결같다. “Define yourself as a Brand.” 어떤 이론을 설명하기보다,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설명하며 내가 걸어온 길과 그간의 고민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나의 질풍노도의 과정을 솔직하게 나눈다.


특강을 마친 후 한 대학원생이 질문했다. 어떻게 그렇게 흔들림 없이 돌진할 수 있느냐고, 그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의아한 질문이었다. 나는 매 순간 흔들리고, 매일 고민하고, 늘 두렵다. 그런데도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에겐 내가 잡념 없이 전진하는 사람으로 보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오늘, 우연히 마주한 문장이 있었다. ‘무서워하면서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 이 문장은 나와 참 닮아 있었다.


나는 너무 자신만만해서,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 돌진하는 위풍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늘 나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그 부족함 때문에 나에게 허락된 일들을 잘 감당하지 못할까 봐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끝까지 걸어가고 싶은 사람이다. 엄마로도, 선생으로도, 사업가로도 말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나고 잘하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나는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무서워도 주어진 기회를 회피하지 않고 부딪히며 끝까지 시도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작년 1년간 써온 브런치 글을 바탕으로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전자책을 준비 중이다. 내 이름을 걸고 책을 발간할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일단 시작해보기로 했다. 부끄러움은 그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 주 화요일 제안서 미팅을 마치고 온 시범사업과 관련해 수정 제안사항을 삼척 센터에 보내고, 영상 감독님과 비용을 조율하고, 워크숍 진행을 요청드린 지역 작가님과 과업 내용과 비용을 협의했다. 다음 주 월요일에 진행될 초등학생 아이들과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워크숍 준비를 위해 워크숍 재료의 글자 사이즈를 확인하고 엽서 디자인도 진행했다.


그 와중에 오늘 오전 학교에서 플라잉디스크를 하다 다친 첫째를 데리고 통증의학과에 다녀왔다. 다행히 골절은 아니었다. 형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는 동안 집에서 혼자 엄마를 기다렸던 둘째와 지금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이 만든 종이 핸드폰이 마음에 안 든다고 울고 있는 둘째를 보며, 아… 엄마의 길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그 어떤 것도 예상할 수 없고, 내 뜻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오늘도 끝까지 걸어보는 쪽을 선택한다. 그 끝이 어디인지는, 가봐야만 알 수 있으니까.



내 안의 한 줄

무서워도,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01화미니멀은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