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자연스러워지고싶은.

[D-392] 진짜 나로 보이고 싶은 마음

by Mooon

D-392. Sentence

진짜 나로 보이고 싶은 마음


IMG_3434.jpg @yivom


마흔을 넘기고, 이제는 중반을 지나 후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나는 아주 일찍부터 내가 미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외모에 자신이 있어본 적이 거의 없다. 대신 늘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또렷했다. 화장에는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배워야겠다는 욕심도 없다. 여자답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도 많지 않다. 중성적이다, 시크하다, 심플하다, 무채색을 사랑한다는 말들이 늘 따라붙었다.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 별명은 ‘일반군인’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긴 머리를 해본 시절은 20대가 전부였다. 그것도 사실은 내가 선택했지만, 나조차 어울린다고 확신해본 적은 없는 아이러니한 선택이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나는 어떻게든 어려 보이기 위해 성형 위에 성형을 얹는 방향보다는, 자연스럽고 ‘꾸안꾸’에 가까운 얼굴로 나이 들고 싶다. 문득문득 묻게 된다.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 거울을 보다 보면 그 말이 괜히 떠오른다. 정신없이 두 아들을 챙기고, 집안을 챙기고, 수업 준비를 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우연히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할 때면 낯설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언제 이렇게 인상이 바뀌었지. 내가 생각해온 내가 아닌 것 같아서, 순간 마음이 작아질 때도 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의 내 모습, 지금 이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나를 더 살펴주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워킹맘이면서도 인스타 속 패션피플 같은 엄마들과는 분명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백발 자체로도 멋이 느껴지고, 정장이 아니어도 워싱된 청바지와 운동화, 티셔츠만으로도 충분히 생기 있어 보이는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다. 볼드한 실버 반지 하나, 팬던트 없는 굵은 은목걸리 하나만으로도 초라하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명품이나 성형으로 몸에 맞지 않는 장식을 치렁치렁 단 채 늙어가고 싶지는 않다. 오늘 나는 무엇을 입었나 돌아본다. 방학이라 예전만큼 옷에 신경 쓰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나오는 날이 더 많지만, 오늘의 나는 짧지않은 커트머리에. 짙은 생지 데님에 브라운 니트를 입고 브라운 반다나 스카프를 목에 맸다. 레드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신고, 좋아하는 볼드한 은반지도 꼈다. 내가 원하는 꾸안꾸로 나이들어가고 있을까. 앞으로도 더 내 색깔이 또렷해지는 시간들을 차곡차곡 채워가볼 생각이다.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나로 보이는 방향으로.



내 안의 한 줄

나는 나답게 살아온 얼굴로 기억되고 싶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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