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중.

[D-400] 사람은 49대 51이야.

by Mooon

D-400. Sentence

사람은 49대 51이야.


IMG_3712.jpg @삶의 언어로 나를 브랜딩하다.

사람은 49대 51이다. 물성을 가진 책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첫 번째 책이 나왔다고 여기저기 이야기하긴 했지만, 막상 ‘진짜 책이 나왔다’는 실감은 여전히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의 의미를 굳이 찾자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 그 자체, 그리고 이제는 종이책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는 사실 아닐까 싶다. 정말 가족들과, 애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고작해야 캐나다에 사는 친오빠에게 전자책을 온라인으로 선물한 것이 전부다. 나조차도 전자책은 여전히 낯선 존재이니, 말해 무엇할까.


그런데 감사하게도 브런치 작가모임의 한 분께서 내 책을 사서 읽고, 서평까지 남겨주셨다. 교보전자도서관에 문장을 수집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작가님께서 모아주신 문장들을 읽으며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정확히 닿아 있었다는 것을. 사람은 절대 0대 100 같은 단순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49대 51이라는 생각. 사람들이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49가 버리기엔 너무 많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단순화해야만 내 자신의 색깔은 드러난다. 결국 인생은 선택이고, 49보다는 51이 크다. 2라도 더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차별점이고 나만의 특성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51을 찾기 위해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있다. 51을 더 또렷하게 만들기 위해 버려야 할 49가 있고, 더해야 할 것들도 있다. 책을 내는 일 역시, 나만의 색을 조금 더 짙게 만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다.


요즘 나는 2월 11일까지 제출해야 할 연구제안서를 쓰고 있다. 1년간의 연구를 설득해야 하는 문서, 10장을 넘겨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되는 분량. AI시대라 10장을 채우는 일 자체는 그 어느 해보다 쉬워졌지만, 나의 색이 없으면 선택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치고, 또 고친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를 다시 곱씹으며 나의 색을 입혀간다. 어떻게 하면 이 10장 안에 나의 색을 더 또렷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선택들은 나의 색을 더 짙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흐릿하게 만들었을까. 오늘도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두 아들의 아침을 챙기고, 누군가의 졸업식에 참석해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홀로 제안서 작업에 몰두하다가, 비슷한 나잇대의 대표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앞으로를 이야기했다. 이제는 잡다한 생각과 감정을 모두 내려놓고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오늘도 수고했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버텨냈다.



내 안의 한 줄

49를 내려놓을 때, 51이 선명해진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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