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제일 못난 사람

[D-401] 징징거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by Mooon

D-401. Sentence

징징거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IMG_3765.jpg @cliffhanger_korea

징징거리지 말라는 말이 왜 이리도 명확하고 짙게 다가올까. 나는 의도적으로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입 밖으로 그 말을 하는 순간, 그것이 진실이 되어버리고, 그 감정에 빠져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너무 빡빡하게 사는 것 아니냐고들 말하지만, 나는 백만 번을 다시 생각해도 지금의 삶을 선택할 것이다.


욜로족, 인생 별거 없다는 말이 하나뿐인 나의 인생을, 그리고 나에게 맡겨진 두 아들의 인생을 얼마나 허무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기에. 그래서 나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천방지축 두 아들의 엄마이고, 세상의 풍파를 직접 맞으며 감당해야 하는 1인 기업의 대표이자, 여러 직함으로 불리는 멀티플레이어이기에 대충 살아도 바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기왕 하는 거라면 제대로. 기왕 이렇게 선택한 삶이라면, 후회하지 않게 사는 것이 나의 선택이고 나의 방향이다.


첫째 아들이 두 달이라는 긴 겨울방학을 너무 허무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오늘 아침, 둘째를 학교 늘봄수업에 데려다주고 집 현관문을 여는데 첫째가 후다닥 안방에서 나온다. 아이패드 케이스를 닫는 소리와 함께. 짐작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다. 다만 믿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솔직한 둘째의 대답을 통해 이미 지난해 초부터, 내가 둘째를 맡기고 외출하면 중학생인 첫째가 둘째와 함께 내 패드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나는 덤덤했다.


언제부터인가 두 아들과는 디지털 기기를 두고 전쟁 중이다. 첫째는 엄마는 늘 핸드폰으로 협박을 한다며 툴툴거리고, 둘째는 형은 게임을 하는데 왜 자신은 못 하느냐고 징징거린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TV가 없었다. 외식을 할 때도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여준 적은 없다. 첫째도 중학교에 입학한 작년 초에야 처음으로 핸드폰을 사주었다. 지금도 하루 핸드폰 사용 시간과 게임 시간은 정해져 있다.


누군가는 너무 빡빡한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나는 다시 생각해도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편한 길을 택하면 결국 더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두 아들에게 영상 시간과 게임 시간을 늘려주기 시작하면 끝도 없고, 만족도 없다. 세상에 공짜가 있는가. 내가 이렇게 막아줄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아들들과의 대립으로 힘들다고 징징거리지 말자. 엄마가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을 때, 두 아들은 철이 들고, 정신을 차렸을 때 돌아올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힘들면 안 하면 된다. 그런데 하면서 징징거리지는 말자. 제일 못난 사람처럼 보이는 게 누구인지, 나 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



내 안의 한 줄

힘들 수는 있어도, 징징거릴 권리는 없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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