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되지 않는 도착지

[D-403] 환경은 조건이지 변명이 아니다.

by Mooon

D-403. Sentence

환경은 조건이지 변명이 아니다.


IMG_3911.jpg @onestepahead.mag

환경은 조건이지 변명이 아니다. 환경은 출발선의 차이일 뿐, 도착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문장이 오늘따라 유독 피부에 와닿는다. 지금 나는 삼척에 있다. 시범사업 계약을 위해 오늘 새벽을 달려 도계로 내려왔다. 4월로 예정된 시범사업을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 지금은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 시기다.


새벽에 도계에 도착해 오전 미팅을 하고, 오후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 카페에 들러 자료를 정리했다. 도시재생센터에서 사무국장님과 미팅을 마치고, 다시 숙소 대표님 사무실로 이동해 또 다른 미팅을 했다. 다시 카페로 돌아와 회의를 이어가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이동하고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설명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도시재생센터 사무국장님과의 미팅에서 우리 팀 소개 자료를 보여드리자, 사무국장님은 우리와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비슷한 일을 하겠다는 타 지역의 여러 팀들이 이미 다녀갔다고 말씀하셨다. 지역을 살리고, 주민을 살리고, 인구를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 다시 말해 우리의 아이템은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유사한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그 순간 얼마 전 〈비범한 평범〉 북토크에서 전 카카오 대표 조수용 작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해 아래 새것은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범위는 거기서 거기라는 말. 보통 사람들이 떠올릴 수 있는 정도의 아이디어라면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고, 좋은 브랜드와 잊혀지는 브랜드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이디어의 혁신성이 아니라, 얼마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파고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었다.


너무나 공감이 갔다. 로컬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비슷한 아이디어로 접근하게 된다. 특별해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핵심은 누구나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그림을 얼마나 정교하게, 얼마나 끈질기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차이다. 덤벼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환경일 뿐, 포기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지금의 조건을 인식했다면, 그 다음 질문은 분명하다. 그래서 나는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인가.


환경을 탓하는 사람만큼 못나 보이는 사람도 없다. 부모를 잘못 만났고, 시대를 잘못 태어났고, 이 나라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는 말들. 이제는 나 스스로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다. 환경은 조건이지, 변명할 카테고리가 아니다. 내일 아침, 계약이 이루어진다. 그럼 이제 정말 시작이다. 아이디어가 평범하다면, 비범하고 끈질기게 시작하면 된다. 가보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은 일 앞에서 미리 포기하는 겁쟁이는 되고 싶지 않다.



내 안의 한 줄

환경은 조건이지, 멈춤의 이유가 아니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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