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불러 모은 단팥빵
| 팥은 삶으면 부피가 커진다.
처음에는 이럴 계획이 아니었다. 시골에서 엄마가 팥 3kg 정도를 보내 주셨다. 그래서 그저 팥이 듬뿍 들어간 왕단팥빵을 몇 개 만들고자 했다. 보통 레시피에는 400g 정도라는데, 아무 생각없이 1400g을 삶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이렇게 부피와 무게가 늘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보통의 것들은 삶으면 부피가 줄지 않던가?! 다 완성된 팥소는 3배 이상이 늘어나 무려 5kg 가까이 되어 버렸다. 대략 난감이다. 1kg씩 담은 비닐 3개를 냉동실에 보관해 두었지만, 2kg 정도 되는 팥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이틀 동안 단팥빵만 열심히 구웠다. 이젠 밀가루가 동이 나 못 구울 지경이다.
| 이웃을 불러 모은 단팥빵
단팥빵 16개를 다 굽고 난 후 그럴 듯한 사진을 카톡에 올리니, 동복리 바닷가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여함여민이네 가족이 만사 제쳐 놓고 달려왔다. 서울에서 같은 아파트에서 속닥속닥 지내다 지금은 함께 제주도에 살고 있다. 두 달 만에 만난 아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놀고, 어른들도 못다한 이런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같은 바다를 바라보고 살고 있으니 단팥빵 하나로도 이렇게 만나게 되는구나. 그나저나 앞으로 3번 정도는 더 만나야 할 듯 싶다.
< 단팥빵 만들기 (8개 기준) >
* 재료 : 우리밀가루 250g, 인스턴드 드라이 이스트 1티스푼, 소금 1티스푼, 설탕 50g, 달걀 1개, 버터 35g, 미지근한 물 50g, 미지근한 우유 50g, 팥소 350g(~원하는 만큼)
1. 반죽하기
- 체친 밀가루에 이스트, 소금, 설탕을 따로 묻어둔 후 잘 섞어준다.
- 상온에 꺼내어 놓은 달걀, 미지근한 물과 우유를 넣는다.
(달걀물은 구울때 표면에 바르기 위해 조금만 남겨둔다)
- 손으로 치대어 반죽을 한다.
- 어느정도 반죽이 되면 버터를 넣고 치대어 반죽한다.쫀득하고 반지르한 반죽이 될 때까지
10분 이상 치대면 반죽한다.
2. 발효, 성형하기
- 반죽에 비닐을 덮어 상온에서 1시간 동안 발효한다.
- 손가락으로 눌러 가스를 뺀 후 스크레이퍼로 8조각으로 자른다.
- 자른 조각을 동그랗게 만든 후 비닐을 덮어 15분간 중간발효한다.
- 반죽을 밀대나 손으로 펴서 팥소를 넣고 싶은 만큼 넣는다.
- 팬 위에 유산지나 실리콘 베이킹 패드를 깐다.
- 성형한 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놓고 면보를 덮어 30~40분간 발효한다.
3. 굽기
- 발효된 반죽 위에 달걀노른자와 우유를 섞을 물을 골고루 발라준다.
(달걀물은 반죽할 때 조금만 남겨두면 된다.)
- 오븐에 넣어 200도에 12분 정도 구워준다.
(우리집 오븐은 LG광파오븐입니다)
- 식힘망에 식힌 후 먹으면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