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소다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토리 Dec 14. 2018

[소다일기02] 새집 장만

2018년 12월 9일(일요일) / 여전히 추운 날씨




 커튼을 젖히니 종이 상자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던 소다가 배고프다는 듯 운다. 아침 7시 50분에 사료 한 움큼을 주었다. 날씨가 추워 이틀 째 물이 얼었다. 얼어버린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받아 주었다. 아무래도 종이 상자로는 겨울나기가 힘들듯 하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충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 소다 집을 만들었다. 공구함으로 만들어 사용하던 나무 상자를 소다집으로 리모델링 할 작정이다. 안에 들어있던 공구들은 창고에 대충 구겨 넣었다. 먼저 직소를 이용해 소다가 들락날락할 구멍을 동그랗게 뚫었다. 배가 뚱뚱하니 조금 크게 입구를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본 것처럼 동그란 출입구를 고양이 귀 모양으로 자르니 그럴듯해 보인다. 지난여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던 은박 보냉팩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담요를 접어 다시 깔았다. 마지막으로 딸 채희가 직접 이름을 새긴 명패를 집 앞에 달았다.


 멋진 집을 만들어 주었건만 소다는 집 위에만 올라갈 뿐 집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않는다. 사료를 집 안에 넣어놔도 먹을 때만 잠깐 머리를 들이밀 뿐 금새 몸을 뺀다. 그러곤 다시 어제 종이 상자를 놓아두었던 차가운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눈을 감는다. 아내가 어제 종이 상자가 있던 자리로 집을 옮겨 보라고 한다. 과연 위치를 옮겼더니 들어간다. 다행이다.


 쉬는 날이라 하루 종일 아이들과 잘 논다. 점심즈음에는 또 다른 하얀 고양이(오드아이)가 우리집에 나타났다. (우리 가족은 이 녀석을 사이다라고 부른다.) 소다는 그 친구를 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집이 마음에 드는지 이젠 편안하게 들어간다.


사용하던 나무 공구 상자를 비워 소다집으로 리모델링 했어요.
처음엔 낯설었는지 소다는 쉽게 집에 들어가지 않고 위에서만 놀더군요.
위치를 어제 잤던 종이 상자가 있던 곳으로 옮기자 안에 들어가서 자네요.
휴일이라 아침부터 아이들은 소다랑 같이 놉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