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3). 중년에 사랑이 찾아온다면(이채)
[하루 한 詩 - 073(3)]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Aug 16. 2022
당신의 새가 되어 종일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일이라면
당신의 꽃이 되어 날마다
방긋방긋 웃으며 피는 일이라면
누군들 마다 할 이유 있겠는가
당신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바람소리 들으며 호숫가를 거닐다가
유유한 물결 위에 나뭇잎 배 띄우고
당신과 함께 노 젖는 일이라면
언젠들 고단 할 이유 있겠는가
세상의 눈이 심상치 아니하고
세월의 바람이 예전과 다르다 하여도
중년에 사랑이 찾아온다면
이보다 가슴 떨릴 일 또 있을까마는
이제와 새삼
저 산너머 꽃 무지개 뜨기라도 할까
얼지 않은 땅이면
어디에도 꽃이 피는데
살며시 꽃바람이 앉았다 가는데야
일렁이는 그 가슴 따로 있을까마는
녹녹한 중년의 뜰에
때깔 고운 꽃망울 피기라도 할까
중년에 사랑이 찾아온다면
마음 같아서야 열 번이고 백번이고
새소리 아늑한 숲 속
사랑의 집 한 채 짓고도 싶지만
언제고 한 번이라도
내 마음대로 살아 본 적 있던가
눈물을 머금고
내 깊은 가슴 숲에 묻어나 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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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중년의 사랑은
어떤 사랑도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건만
안에서 밖에서 반겨주지 않으니
불혹이라 체념하는 것.
그래도 중년에
사랑이 찾아온다면
첫사랑도 아니고 현사랑도 아닐 터
어떤 사랑을 꿈꾸는 것인가?
대책 없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인가?
지금까지 안을 보았으니
이제는 밖을 보아야 하는 듯
도덕과 담장 밖에서
찐 사랑을 꿈꾸는 것인가?
도덕과 윤리라는 담장 안에서
사랑은 꽃피울 수 없는 것인가?
도덕 자체가 사회적이기에
극히 사적인 존재인 사랑과는
함께 공존하지 못하는 것인가?
담장 안에 뿌리내리고
담장 밖의 세상을 꿈꾸는
넝쿨장미의 화냥기마저
사랑할 자신감이 있어야
중년에 사랑이
찾아오는 것이라는 이야기.
사랑할 대상이 필요한가.
사랑할 감정이 필요한가.
중년은 후자를 먼저 찾아야 할 듯
언 땅엔 피는 꽃은 없어도
중년의 뜰엔 눈꽃으로
사랑꽃이 만개할 것이니
사랑 세포 매장하지 마시길~!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 보시길~!
중년은
참 힘들다. 살아가기
참 힘들다.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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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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