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공항에서 쓸 편지(문정희)

[하루 한 詩 - 173]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


그 날 우리 둘이 나란히 서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겠다고

혼인서약을 한 후 여기까지 용케 잘 왔어요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고

아니 오아시스가 사막을 가졌던가요


아무튼 우리는 그 안에다 잔뿌리를 내리고

가지들도 제법 무성하게 키웠어요


하지만,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병사에게도 휴가가 있고

노동자에게도 휴식이 있잖아요


조용한 학자들조차도

재충전을 위해 안식년을 떠나듯이

이제 내가 나에게 안식년을 줍니다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내가 나를 찾아 가지고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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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은 7일째 되는 하루를

일을 놓고 휴식을 하는 날.

안식년을 7년 만에 1년씩

모든 일을 놓고 휴식을 하는 해.


휴식이든 휴가든

재충전의 기회로 활용하는데

전업주부에게는 딴 세상이다.


영원한 휴가가 없는 주부에게

인식일과 안식년 제도가 적용된다면

‘어찌 될까?’ 생각해 본 남자가 있을까?

남자들게겐

'공항에서 쓴 편지'가 아니고

'공항에서 쓸 편지'라 다행이다.


공항으로 달려가지 못하고

궁리 끝에 찾아낸 것이

내가 나에게 주는 안식년인데

나를 찾는 일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


평생 나를 못 찾고

돌아오지 못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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