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의미다 - 22
‘용기(勇氣)’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을 겁내지 않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을 말한다. 용(勇)은 力(힘 력)자와 甬(종꼭지 용)자가 합쳐진 형성자로 ‘날래다(빠르다)’를 뜻한다. 기(氣)는 米(쌀 미)자와 气(기운 기)자가 합쳐져 ‘음식을 보내 밥을 먹인다’로 풀이한다. 음식을 먹어야 힘을 낸다는 뜻이다. 동양 철학에서 기(氣)는 우주 및 천지 만물의 존재와 형태 근원으로 보고 있다. 기(氣)를 빼고 동양 철학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천지의 기운 그 자체이고, 만물의 근원적 힘이다.
용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인적인 위협이 있고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치 있는 목표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용기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 ‘용감(勇敢)’이 있는데, 두려움을 모르며 기운차고 씩씩하다는 말이다. 용기와 용감 모두 개인적인 위협, 즉 행동하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행위에 사용한다.
용기는 고통, 위험, 불확실성, 협박에 직면했을 때 선택하는 의지의 크기이다. 물리적 용기와 도덕적 용기로 나눌 수 있는데, 물리적 용기는 신체적 고통, 고난, 죽음 위기, 위협과 같은 상황에서 두려움에 떨지 않는 능력이고, 도덕적 용기는 대립, 부끄러움, 스캔들, 사람을 잃을 상황에 직면했을 때 바르게 행동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위험은 회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때 자기를 신뢰하는 힘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용기란 고뇌하며 위험에 맞서는 정신이기에 무한한 자기 신뢰가 필요하고, 거센 물결과 고통을 헤치고 나아가는 녹록지 않은 삶에서 용기 있는 투쟁은 필수적이다. 살아가면서 하는 수많은 선택 중에는 위험이 포함된 선택이 무수히 많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선택을 우리는 도전이라 하는데, 도전하는 삶을 선택하는 용기가 있어야 커다란 성공의 결과가 선물로 주어진다. 불확실한 상황에 서슴없이 달려드는 용감한 이에게 성공의 운이 찾아올 확률이 더 높다는 말이다. 매일 똑같은,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기겠는가? 물론 그만큼의 실패도 감내할 수 있는 대담한 성격이어야 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용기와 실패의 대담함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용기 있게 받아들일 때, 사람은 성숙해지고 성공에 이른다.
용기의 대명사 격이 된 것이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펭귄들은 먹잇감을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천적들이 두려워 머뭇거린다. 이때 한 마리 펭귄이 제일 먼저 바다에 뛰어들면 뒤따라 나머지 펭귄도 바다로 뛰어든다. 맨 앞에서 바다에 뛰어드는 첫 번째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먼저 도전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참여의 동기를 유발하는 선구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누(Gnu, Wildebeest)도 마찬가지다. 악어가 득실거리는 강을 건널 때 제일 먼저 뛰어드는 누를 따라 연속적으로 강물로 뛰어내려 모두가 강을 건넌다. 이렇게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서는 선구자가 있기에 펭귄은 바닷가에서 밤을 새우지 않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 배불리 먹을 수 있고, 누는 진수성찬이 깔린 새로운 평원으로 찾아가는 것이며, 사람은 위대한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다.
‘용감한 자가 미인은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도 용기의 행위이며,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사랑도 없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목숨을 건 투쟁 없이 수컷에게 우두머리의 역할을 주지 않듯이, 남자들의 세계에서도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경쟁자를 노련하게 밀쳐내거나, 위축․굴복시킴으로써 경쟁자의 희생을 토대로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패배의 위험을 감수하는 용감한 남자들만이 집단에서 우두머리가 될 기회를 얻고, 많은 여자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어디 사랑뿐이랴. 우리는 완벽하지 못하고, 사는 세상은 늘 변한다는 두려움이 함께한다. 우리가 일반적인 삶을 유지하고, 보통 사람으로 지위를 확보하고,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 등 일상의 삶도 크든 작든 용기가 필수적이다. 예전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것이 당연한 시대였지만, 지금은 결혼한다거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 비혼주의 시대이다. 우리를 구속하는 수많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 위험과 불안에 굴복하지 않을 용기, 좌절하여 남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 용기, 세상의 부조리에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용기, 이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삶을 튼튼하게 떠받치는 디딤돌이 된다.
인류는 쉴 새 없이 살만한 세상으로 새롭게 바꿔왔고, 지금, 이 순간도 더 좋은 세상을 향하여 가고 있다.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달라는 ‘니버의 기도’가 생각난다. 이를 실천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인류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지구별의 지배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용기의 핵심이 절제, 정의, 지혜, 선이라 했다. 우리가 갖추어야 할 여러 덕 가운데 하나지만, 평범한 사람이 모두 갖추기에 쉽지 않은 항목들이다. 용기는 한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할 용기와 선택하지 않을 용기 사이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최선의 대비를 하는 것이다. 혁신이나 창조적인 일을 하기 위한 익숙함과 편안함을 버릴 수 있는 용기, 힘든 배움의 길을 가는 용기, 편견과 억압적인 체제에 과감히 맞서 싸우는 용기, 무지를 인정하고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용기, 자기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 등 나열하기 힘들 만큼 많은 용기가 우리 삶에 필수적이다. 이런 용기를 갖춘다는 것은 성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가 힘들고 실패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때 다시 일어서 살게 하는 힘이 기(氣)이다. 사람이 기가 꺾이면 끝이다. 특히 남자와 어린이는 한번 기가 꺾이면 평생 기죽어 살게된다. 세상의 여자들이어~! 남자의 기를 살려주기를.
세상은 늘 용기 있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평범하지만 올바른 마음으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부터 시작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던 것도, 불의에 서슴없이 대항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도,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도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절은 ‘때로는 살아있는 것조차도 용기가 될 때가 있다.’라는 로마 철학자 세네카의 말처럼 삶이 팍팍하기 그지없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동반 추락하기 직전의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위험이 닥쳤을 때 도망치면, 위험을 더 빠른 속도로 쫓아와 덮치게 마련이다. 결연히 위험에 맞서는 것이 위험을 줄이고 난국을 헤쳐가는 지혜다. 이럴 때 중국인들은 ‘세상에 절망이란 없고, 절망에 빠진 사람만 있다.’라고 스스로 위로했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보다 용기, 진짜 용기가 절망에서 우리를 구출해줄 것이다. 사실 용기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두려움이 없는데 용기가 무슨 필요, 그냥 하면 되는 거지. 자신이 하고 싶거나, 옳다고 여긴 일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용기이다. 용기는 역경을 맞이할 때 빛을 내는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전무를 잃는 것이다.’란 말이 있다. 처칠은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고 했다. 사는 날까지 건강도 용기도 절대 잃지 말고, 양손에 꼭 쥐고 가야 할 덕목이다.
두려움을 알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용기로 존경받는 성공의 길을 걸어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