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Epilog)

by 홍반의 서재

이야기를 마치며


이상의 이야기들은 필자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 담백하게 가감 없이 쓴 작품임을 먼저 알려 드리고 싶다.


물론 내용에 따라서는 이해가 쉬우시도록 각색을 통해 이야기를 다듬기도 했으니 참고하셨으면 좋겠다.


모두가 한 번씩은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져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흥미를 가지신 분이라면 흉가체험이라든가 담력체험 등의 소모임이든 온라인 모음 등에 가입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필자처럼 의도치 않게 영안이 잠시(?) 트여서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은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신 분들도 분명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악한 영에 의해 금전이든 신체든 직접적으로 끔찍한 타격을 입으신 분들도 계시리라 사려된다. 제발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끔찍한 사건 사고로 방치되어 있는 흉가에는 절대로 발을 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끔찍하게 죽어 지박령이 된 원한 귀는 사람에게 가볍게 빙의해서 자신과 똑같은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담력을 빌미로 자신의 목숨을 쉽게 담보 잡히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혹시라도 자신의 집안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싸한 존재가 느껴진다면 그들의 존재를 가볍게 무시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필자 역시 특히 집에서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 수시로 느끼는 증상이지만(옆에 서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어린 영가가 따로 있음) 그다지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지금도 글을 쓰고 있는 옆에 서서 나와 글을 번갈아 바라보며 "와아~~ 재미없어... 재미없어...!"를 연발하며 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이놈 때문에 약이 바짝바짝 오를 지경이다.


이 아이는 내가 이 집으로 이사를 온 다음 날부터 내 옆을 알짱거리기 시작했다.


신기한 게 있다면... 얘는 내가 강의 자료를 만들 때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가 글만 쓸라치면 옆에 딱 붙어 서서 지켜보면서 자기 마음에 드는 내용이면 킥킥대다가 마음에 안 들면 "재미없어... 재미없어...!"를 무슨 고장 난 시계처럼 남발한다.


가뜩이나 신경 쓰여 죽겠는데 아주 그냥 주먹이 운다... 요 쪼끄만 녀석 때문에...!


그러나 그 아이에게도 자기 또래의 도깨비가 나오는 글은 나름 재밌었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숨죽이고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다른 글을 쓰고 있으면 또 얄밉게 재미없어를 남발하는 게 참 어이가 없다가도 오죽 심심하면 그러겠나 싶어 피식 웃어넘겼다.


이 글을 빌려 이 놈에게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다.


"그래... 내 글 재미없으니까 한 번만 더 몰래 보면 아주 딱콩 백대 맞을 준비나 하시지. 이놈의 자식...!"


아침에 눈을 뜨니 온 몸이 누군가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듯 무거워 그대로 눈만 감고 가만히 방 안으로 들어오는 가을바람 냄새를 맡다가... 며칠 후면 외할머니 기일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우선은 급한 대로 이 글의 한 꼭지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게 취미긴 하지만 막상 한 꼭지를 마무리해서 당장 책을 엮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생각보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보통 글을 쓸 때는 천천히 느릿느릿 거북이 같이 쓰는 타입이라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쓰는 게 여간 거북스러운 게 아니다.


글을 엄청나게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나의 최애인 연애 소설을 쓰는 것도 아니고... 기억 저편에 꽁꽁 숨겨 두었던 나만의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하나씩 둘씩 까서 밝히는 작업은 꽤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감성 에세이든 힐링 에세이든 일상 에세이든 그 어떤 에세이든지 간에 분명히 읽는 독자들에게 힐링과 감동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필자의 글은 아무래도 힐링보다는 좀 어둡고 무거운 기분을 마음을 안겨 드리지 않을까 싶어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올해 기일만큼은 무엇보다도 외할머니를 위해 쓴 그녀만의 브런치 북을 작게 마나 엮어 드릴 수 있게 된 것이 더없이 기쁘다.








이태원에서 핼러윈 축제에 참가했던 10대, 20대 청(소)년들의 압사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처음에는 압사사고라는 말에 나의 두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겠지...? 건물이 붕괴된 걸 내가 잘못 들었나 싶은 마음에 다시 들으니 이 사고는 압사사고란다.


그것도 백여 명이 넘게 죽었다는 뉴스속보를 라디오를 통해 듣는 내내 마음이 아주 무겁고 슬프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정말로 충격적인 사고가 아닐 수 없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청명하다 못해 시리도록 아름다운 이 멋진 가을에 그런 말도 안 되는 대형사고를 접하는 어른의 입장에서 그저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꽃도 한번 제대로 펴 보지도 못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젊디 젊은 청춘들로 인해 무척이나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북받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뻥뻥 터질 때마다 이 시대의 어른인 내가 다 부끄럽고 그저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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