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감각하는 방법에 대하여

심미안, 첫 번째 테마 '시간'

by 백연의 아카이브


우리는 지금, 시간을 감각하지 못한 채 흘러간다.



우리는 매일 시간을 통과한다.

일정을 맞추고, 시계를 확인하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진짜 시간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그것은

감정처럼 스며들고, 기억처럼 겹쳐지고,

때로는 죽음처럼 갑작스럽게 도달한다.

그래서 이번 달은, 시간을 감각하는 일에 대해 써보려 한다.










심미안 — 감정을 기록하는 감각적 큐레이션



심미안은 예술, 문학, 영화, 철학을 감각적으로 엮어내는 콘텐츠 프로젝트다.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 아래 매주 문학작품 한 편, 영화 한 편, 그리고 한 인물의 시선으로

감정을 해석하고, 이미지를 기록하고,

이야기를 넘어서 감각의 흔적을 따라간다.

그 첫 번째 주제는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어떻게 감각할 것인가

— 반복, 이미지, 고독, 운명


시간은 단지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반복되고, 어떤 순간에는 멈추고,

기억 속에서는 방향조차 뒤틀린다.

그래서 5월 한 달 동안, 나는 이렇게 네 개의 방향으로 시간을 나누어 본다:




1주 차: 반복과 순환 —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원이다


우리는 시간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삶은 종종 같은 장면을 반복하고,
기억은 언제나 원을 그리며 되돌아온다.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무수한 반복의 구조 속에서
잊힘과 되풀이로 우리를 흔든다.


『백 년의 고독』 – 운명적 반복과 망각의 서사

『메멘토』 – 기억을 잃어가는 시간의 되감기

미셸 푸코 – 권력과 언어로 구조화된 시간성




▪ 2주 차: 이미지로서의 시간 — 정지된 순간에 머무는 법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어떤 이미지를 통해
그 흐름을 한순간 멈춰 세울 수 있다.


이미지, 프레임, 장면—
예술은 시간의 형상을 만들고,
그 감정의 흔적을 기억하게 한다.


『시네마 1: 운동-이미지』 – 철학적으로 분석된 시간의 움직임

『트리 오브 라이프』 – 프레임으로 구성된 우주적 시간의 서사

테렌스 맬릭 – 시간이 ‘보이는 것’이 될 수 있다는 믿음




▪ 3주 차: 고독과 인간 존재 - 시간을 감당하는 감정


고독은 언제나 ‘지금’에 머무는 감정이다.

타자가 사라진 자리에,

우리는 스스로의 시간을 감당해야 한다.


『이방인』 – 타자가 제거된 세계에서의 ‘순간’

『HER』 – 존재하지 않는 사랑, 그러나 남은 감정의 시간

에드워드 호퍼 – 정지된 일상 속 인간 존재의 ‘현재성’




4주 차: 삶과 죽음, 그리고 운명 — 시간의 끝을 응시하는 방식


시간이 끝나간다는 감각은,
우리를 존재의 본질로 데려다준다.

죽음은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선택을 형성하는 감정이다.


『대지』 – 생의 순환과 대지의 시간

『세븐 시일』 – 죽음을 앞에 둔 시간의 철학

잉마르 베리만 – 인간 존재가 ‘끝’을 감각하는 방식







시간을 감각한다는 것


시간은 숫자가 아니라,
감정이다.
이미지이고, 정서이고,
때로는 한 장의 편지처럼
우리 곁에 남는 잔상이다.


이 연재는
설명이 아닌 여운,
해석이 아닌 시선,
정보가 아닌 감정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첫 계절, 첫 주제


나는 이 글을 심미안의 첫 문장처럼 꺼내어본다.
우리가 함께 시간을 더듬고,
시간을 감각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시간을 '감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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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