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사색
유럽의 동화에는 마녀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마녀들은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
마녀라고 하면 보통은 나쁜 이미지를 떠올린다. 전통적인 옛이야기에서 마녀들은 못생기고 사악하다. 그리고 검고 긴 모자를 쓰고 있다. 마녀는 우리가 나쁜 여자들을 비유할 때 많이 사용한다. 사실 이건 중세시대에 잘못된 마녀 사냥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어릴 적에는 여러 동화에서 마녀들이 등장하면 악마로 생각했었는데 마녀의 역사를 알고 난 뒤에는 좀 충격을 받았다. 마법사는 그렇게 나쁜 이미지가 아닌데 왜 마녀만 나쁜 이미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성차별이 심했던 중세시대의 잔재일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마녀들도 시대의 가치관에 맞추어 진화한다. 패러디 동화에서 다양한 모습과 성격의 마녀들이 진화되어 등장한다. 착한 마녀, 아름다운 마녀, 장난꾸러기 마녀, 나쁜 마녀 등 다양한 마녀들이 나온다.
이 책의 주인공도 마녀와 친구들이다. 우리의 주인공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여행을 다닌다.
생김새는 전통적인 마녀처럼 코가 길고 갈색 머리에 고깔모자를 쓰고 검은 망토를 입고 있다.
외모는 전통적인 마녀처럼 생겼지만 그림을 보면 인상이 좋고 착한 마녀이다.
마녀는 고양이와 함께 하늘을 날아다닌다. 즐거운 표정으로. 마녀위니에서도 고양이와 함께 지내던데 마녀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나?
그런데 바람이 불어 고깔모자가 땅에 떨어져 잃어버린다. 그때 개 한 마리가 모자를 찾아준다.
“나는 영리한 개예요 빗자루에 내가 탈 자리가 있을까요?”
개가 예의 바르게 물었어요. 마녀는 개를 태우고 하늘을 난다.
조금 날다가 리본이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이번에는 초록 새가 리본을 물어다 찾아 준다.
“저는 멋진 초록 새에요. 빗자루에 제가 탈 자리가 있을까요?”
초록 새가 예의 바르게 말했어요. 초록 새 도 함께 빗자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비가 내리자 마녀는 요술봉을 물에 빠뜨려 버린다. 이번에는 개구리가 요술봉을 찾아준다.
“나는 깔끔한 개구리예요. 빗자루에 내가 탈 자리가 있을까요?” 개구리가 요술봉을 살포시 내려놓으며 예의 바르게 말했어요. 그래서 개구리도 함께 빗자루에 타고 여행을 떠난다.
마녀를 도와준 동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예의 바른 태도이다. 그래서 예의 바르게 가 반복적으로 나오며 강조한다.
동물 친구들은 마녀에게 ‘물건을 찾아주었으니 빗자루 태워주세요 ’라고 무례하게 말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해 공손하게 소개한 뒤 자리가 있는지부터 확인 후 예의 바르게 부탁한다. 그리고 마녀는 흔쾌히 허락한다. 동물 친구들은 마녀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였던 것이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지 않고 엄청난 대가를 무례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진정한 예의와 존중이 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마녀와 동물 친구들은 여행을 하다가 빗자루가 부서져 버린다. 그리고 용이 나타나서 마녀를 잡아먹으려고 한다. 그때 동물들의 친구들이 지혜를 발휘해 힘을 합쳐서 용을 쫓아내고 마녀를 구한다.
마녀는 고마워하며 새로운 빗자루를 만든다. 그런 바로 업그레이드된 빗자루이다. 편안한 의자가 있는 비즈니스급 빗자루이다. 마녀와 친구들은 멋진 빗자루를 타고 편안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동물들이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 않고 마녀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떼를 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미래의 글로벌 리더에게 필요한 7가지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자존감, 소통, 창의성, 정직, 용서, 용기, 나눔이다. 유대인은 이런 가치를 책을 읽고 하브루타 활동을 통해 가르친다고 한다.
이 그림책에도 7가지 가치가 모두 들어 있다.
동물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자신의 장점을 말할 수 있는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녀는 동물 친구들과 소통할 줄 안다. 힘을 합쳐 괴물을 물리칠 때 창의력을 발휘하며 용기를 가지고 용과 맞선다. 마녀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정직하게 찾아준다. 그리고 마녀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용을 용서한다. 마녀는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능력을 함께 나눈다.
기존의 마녀의 틀을 깬 작품으로 마녀 위니 시리즈가 유명하다. 그리고 유명한 해리포터에는 지혜로운 마녀들이 등장한다. 남녀공통으로 마법사라는 명칭으로 사용하기는 한다. 해리포터에서 인상 깊은 장면은 남자 마법사들도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사악하고 공포스럽게만 생각했던 마녀들이 이제는 친숙하게 어린이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오즈의 마법사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착한 마녀의 외모가 마녀의 이미지보다는 요정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외모의 편견을 깨트리지는 못했다. 얼마 전 위키드 영화가 개봉되었었다. 뮤지컬과 영화 모두 관람해 보았는데 기존의 편견과 가치관을 깨트려 보려고 상당히 애쓴 작품이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예의와 존중으로 다가가면 마녀와 동물 친구들처럼 진정한 친구가 되어 서로 도우며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인상은 외모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니 외모가 중요한 요소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