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날아오르다
1년 전 휴직 기간에 수영을 배웠습니다. 물공포증이 심한 나는 내 몸을 치유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6개월 개인지도받고 다음부터는 자유수영만 계속했습니다.
물공포증만 겨우 극복하고 영법이라곤 평영만 겨우 흉내 낼 뿐입니다. 아직 부력도구를 떼지 못합니다.
그래도 퇴근 후 일주일에 3번은 가까운 수영장으로 갑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물속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 느낌을 생각하며 지은 글입니다.
퇴근 후, 나는 수영장으로 간다.
작은 읍의 아담한 체육센터,
맑고 깨끗한 물이 반짝인다.
입장료, 삼천 원.
‘풍덩’ 뛰어들면 좋겠지만
겁 많은 나는 살며시 물속에 몸을 담근다.
다리를 선물 받은 어설픈 인어가
개구리 흉내를 내며
고요한 물속을 헤맨다.
물속은 이상하게 행복하다.
숨 막히는 고요함,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
그 잠깐의 순간이 좋다.
운이 좋으면
넓은 레인을 혼자 차지한다.
그날은 황제 수영의 날,
눈치 보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끔 미친 물개와 고래가 나타나
물살을 튕기며 지나간다.
그들은 내가 자리를 비켜주길 바란다
나는 조용히, 나의 아지트로 숨어든다.
그곳은 깊지도 넓지도 않다.
하지만 작은 내 몸엔 딱 맞는,
안락한 수중의 집이다.
이곳의 어린 물개들이 모두 떠난 시간,
나는 잠시 주인이 된다.
오늘 하루
나를 상처 준 사람,
속상했던 일,
나의 실수들까지
물속이 모두 삼켜버린다.
하루 삼천 원의 행복이 끝나면
가볍고 맑은 마음으로
내일을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