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나의 눈은 너의 눈을 닮아서
내겐 건조했던 것들도 아름다워 보여
넌 누가 되었어도 아낌없이 사랑하고
나는 멍하니 서서 후회하지도 못하지
비가 내리면 너의 눈꺼풀이 내려가네
난 너의 작은 것도 기억 못 하는 건 없어
난 사실 가끔 너의 슬픔을 모른 척하고
가느다란 팔을 너의 베개로 줄 수 있어
그대는 노래 말고 사랑이나 되어 주지
왜 나를 떠나서 아픈 문장이 돼버렸나
처음부터 나의 마음은 그대와 다른 적 없어
아무런 말조차도 필요 없다는 걸 몰라
그대는 노래 말고 사랑이나 되어 주지
왜 나를 떠나서 아픈 문장이 돼버렸나
Mondegreen
- 데이먼스이어
끝이 담긴 노래를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린 끝이 담긴 음악을 들으면 바보처럼 슬퍼질 듯하여
아직 오지도 않은 끝을 구태여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허나 자꾸만 떠오르는 불안한 마음과
노래의 멜로디가 머릿속을 뒤덮어서
그냥 푹 젖어버리기로 했습니다.
하여 요즘은 매일 이 노래를 듣습니다.
건조하였던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모른 척하며 베개가 되어주고.
그런 가사에 잠식되다,
아픈 문장에 덜컥 겁이 납니다.
아픈 문장이 되지 않길
아픈 문장이 되지 말길
그런 마음을 되뇌이다,
다시 또 멍하니 노래를 듣습니다.
반복되는 가사를 읊조립니다.
그대는 노래 말고 사랑이나 되어주지
왜 나를 떠나서 아픈 문장이 돼버렸나
언젠가 아픈 문장이 되어버리시려나요?
그러지 않길 바라고 있으나,
아픈 문장으로 제 공간에 남아계시려나요.
그 순간이 오더라도 저는 마침표라 생각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쉼표일 거라고 저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을 듯합니다.
이렇게 잠시 쉬고 있으면,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당신이 돌아오시리라 믿는다고.
애써 눈을 감고 음악을 듣습니다.
애써 가사를 지우고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그대는 노래 말고 사랑이나 되어주지
왜 나를 떠나서 아픈 문장이 돼버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