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나에게 당신은 없습니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미워할 이유를 열심히 만들어 주시곤,
이제 와 더 이상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말합니다.
너무나 모순적이지 않습니까?
제게 했던 모든 말들을 무로 돌리고 그런 말을 해주시던지,
당신이라는 사람을 지워주시던지 해주세요.
당신이 제게 어찌했는지를 잊기 전까지
전 당신을 사랑할 수 없어요.
사랑하고 싶지도 않아요.
사랑은 언감생심
제 애정의 작은 조각까지도 드리고 싶지 않아요.
제게 미안한 마음조차 없으시겠지만,
그래서 당신에게 전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전 당신이 부디 평생 죄책감에 몸부림치다
비참하고 쓸쓸하게 무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큰 원망을 쏟아내어 죄송합니다.
이 말을 쏟아내는 후회도 제 몫이고 슬픔도 제 몫이니,
당신에게 쏟아낸 이 불온한 마음은 떠안고 가겠습니다.
저는 제 몫을 다 하고 가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당신을 미워하고 싶습니다.
다시 볼 의지도, 애정도, 관심도, 시간도 없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서, 그곳에서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사시다가
무로 돌아가시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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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