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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루미 Feb 15. 2022

과거에 붙잡혀서 현재의 삶을 잃지 마라

스스로를 바꾸고 싶은 너에게

 “내가 그때 그랬으면 너 네가 조금은 더 편하고 잘 살았을 텐데···.”
 “그때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당시에 집을 샀어야 했어. 아빠 말을 듣지 말걸 그랬어··.”  


 이 말은 우리 엄마가 종종 나한테 하는 넋풀이이다. 후회라는 늪에 빠져 절대 바뀌지 않는 과거의 일을 털어놓고는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을 되짚으면서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심는다. 나는 그럴 때마다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지금 그 말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안 바뀌어. 그냥 앞으로 닥칠 일을 어떻게 나아갈지 생각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겠다. 아니, 그러고 지난날을 되돌릴 거면 아예 태어난 어릴 시절부터 되짚어야지. 왜 그때 그 순간만을 짚어.”라고.


 사람들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엄마처럼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무엇을 해야 했고, 무엇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수도 없이 생각한다. 과거의 상황을 계속 곱씹으며 시간을 보낸다. 일은 이미 일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그때의 상황을 아무리 고민한다고 한들 현재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했더라면’은 그중에서 가장 흔하고 강한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들은 과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에게 죄책감을 들게 하고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나의 지인의 이야기이다. 지인 P는 오랜 시간 국가 고시를 치렀다. 30대의 중반이 될 무렵에도 시험에 붙지 않자 P는 국가 고시를 멈추고 사업을 시작하였다. 전 세계를 관통한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잘되지 않자 P는 자주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그때 시험을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P는 과거의 상황을 회상하며 말을 이어갔다. “점수가 정말 조금 모자랐거든. 그 당시에 집에 문제도 생기고 나이도 많아지니까 시험에 전혀 집중이 안 되더라고. 그래도 포기하지 말걸. 끝까지 해볼걸. 이제는 너무 늦어서 내 인생은 망했어.”라고. 어느 날, 어김없이 P와의 대화가 다시 과거로 맞춰졌다. “시험으로 시간을 다 버렸어. 결혼 시기도 놓치고. 애초에 시험을 준비하지 말 걸 그랬어.”

    

  P는 바뀌지 않을 지난 일을 되새김질하며 끝없는 후회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한 행동은 그 누구도 시간을 되돌려 바꿀 수 없다. 우리가 한 행동은 그때의 그 상황에서 끝난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경험이라고 부르며 그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자신의 삶에 진취적인 사람들은 과거로부터 교훈과 경험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갖고 오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앞으로 마주할 일들을 위해 과거에서 얻은 경험을 참고만 할 뿐이다. 혁명가를 예로 들어보자. 그들은 결코 “내가 이전까지 이렇게 살아왔다. 따라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는 한 작품에서 다음과 같이 탄식하였다.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는 바, 슬퍼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 또 다른 작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미 사라진 일은 해결책까지 함께 사라졌으니 생각해본들 어찌하겠는가.”     


 나의 아버지는 등산을 하시다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는 날 아침 아버지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딸~ 오늘 뭐해? 아빠랑 산의 정기를 마시러 등산 가지 않을래?”라고. 나는 그날 친구와의 선약이 있었다. 나는 “아니, 나 친구랑 약속 있어.”라고 말하며 아빠의 권유를 거절하였다. 그게 아빠와의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

 생전에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많이 울었다. 언니는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때 아빠랑 같이 등산 안 간거 후회 안 해? 내가 너라면 엄청 후회할 것 같은데.” 난 그 말에 단호하게 말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근데 후회 안 해. 제안은 거절할 수 있거든. ‘그때 아빠랑 등산을 갔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면서 후회한다고 죽은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 그러고 난 언니랑 달리 애초에 아빠한테 잘해줬거든.”     


 언니는 나의 대답을 듣고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언니의 말을 듣고 후회를 했다면? 그때의 상황을 끊임없이 돌이켜 보았다면? 아마 나는 20살의 나에게 붙잡혀 있을 것이다.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원망하며 내 자신에게 죄책감이라는 큰 짐을 짊어 주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날 그랬으면’이라는 말로 나 스스로를 질책하였겠지.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바꿀 수 없는 일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낫다.

    

자책은 짧게, 기억은 오래오래.     


 2017년 인기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나온 대사다. 이 대사를 참 인상 깊게 들었다. 그래서 나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이 대사를 최고의 명대사로 뽑는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서 실수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면 된다. 바꾸지 못하는 과거를 인정하고 내 실수를 받아들이며 그로부터 나아가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살아간다. 앞서 말한 과거는 시제의 하나로 현재보다 앞선 시간 속의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말한 과거는 다른 말로 함정이라고 부른다. 그 함정에서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지난 행동을 비난하며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의 행동에만 주목해서 더 이상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 물리적인 시간은 흐르지만 함정에 빠진 그들의 정신적인 시간은 그대로 멈춰서 있다.


 조용의《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이라는 동화책이 있다. 소년에게는 잊고 싶은 과거의 나쁜 기억들이 있다. 그 기억들은 매일 밤마다 끔찍한 악몽이 되어 소년을 괴롭혔다. 잠이 드는게 힘든 소년은 자신의 머릿속에 든 나쁜 기억 모두를 기억에서 지워달라고 마녀에게 소원을 빌었다. 소원을 빈 후 이 책에서 나온 소년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가? 소년의 악몽은 지워졌지만 소년은 삶은 조금도 행복해지지 않았다. 마녀를 원망하는 소년에게 마녀는 말한다.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 처절하게 후회했던 기억···. 남을 상처 주고 또 상처받았던 기억···. 버림받고 돌아섰던 기억···. 그런 기억들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살아가는 자만이 더 강해지고, 뜨거워지고, 더 유연해질 수가 있지. 행복은 바로 그런 자만이 쟁취하는 거야.”  

   

 동화 속 마녀의 말 ‘나쁜 기억들을 가슴 한구석에 품고 살아가는 자만이 행복을 쟁취하는 거야.’를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말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살라는 말이 아니다. 지난날에 매몰되어 가슴 한 편에 큰마음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다. 아픔에 몸서리친 기억, 후회했던 기억, 남에게 상처 주고 다시 상처받았던 기억과 같은 다양한 기억을 계기로 배우고 교훈을 삼아 성장하라는 말이다.


 내가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집에 대체로 혼자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외로움을 많이 탔다. 친구의 부모님께서 혼자 있는 친구가 신경이 쓰여 항상 많은 용돈을 주고 가셨다. 그 친구는 그 용돈으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며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바랐다.


 그때의 나는 그 친구에게 큰 실수를 하였다. 매일 나에게 맛있는 것을 사줘서 어느 순간부터 호의를 권리인 줄 착각하였다. 갈수록 돈을 쓰는 친구에게 감사함을 느끼기보다는 당연함을 느꼈던 것 같다. 친구와 관계가 멀어졌을 때 나는 나의 행동에 큰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 경험으로 나는 누군가의 호의에 감사함을 느끼며 보답하는 사람이 되었다.


 웨인 다이어의《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과거의 실수가 오늘의 나 자신이다.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나는 지금의 나로 운명 지어졌다. 오늘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이다. 불쾌했던 과거의 기억들을 끌어안지 않아야 지금 이 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     

 나는 당신이 과거에 붙잡혀 현재의 삶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과거에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한탄을 한다. 하지만 그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묶여 있다면 스스로만 고통스럽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학대하게 된다.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죄책감을 느낀다면 다시는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현재에 발에 딛고 서기를 바란다. 당신은 충분히 당신의 상처를 극복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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