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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루미 Jan 09. 2022

당신의 안 좋은 태도를 좋게 포장하지 마라

스스로를 바꾸고 싶은 너에게

 “일을 병신같이 하는데 안 빡치겠냐고! 일을 그딴 식으로 하는데 내가 니한테 돈을 줘야 해?”
  “이력서 봤어? 야 그럼 사진 봤지? 얼굴 왜 저래? 난 저렇게 못생긴 애랑은 일 못해. 내 사무실에는 예쁜 애만 있을 수 있어.”
  “너 내가 말이 ‘아’가 다르고 ‘어’가 다르다고 입조심하라 했지?”  

   

 이 거침없는 막말은 내가 다녔던 회사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하던 말이다. 사장님은 자신을 털털하고 가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사장님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속에 담아두지 않고 표출하였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며 시원시원하다고 자부하였다. 또한 감정에 숨김이 없었다. 화가 날 때마다 사무실에서 큰 소리를 질렀다. 항상 직원들은 사장님의 눈치를 보며 기분을 살폈다.

 회사에 입사한 직원들은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분들이 많았다. 나 역시 3개월 정도 다닌 것 같다. 다른 직원들과 이야기하면 모두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회사 직원들의 패스트 푸드와 같은 빠른 회전률이 자신의 문제인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사장님의 문제는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잘못 알고 있으며, 괴팍함을 털털함으로 믿는 점이었다. 사장님은 아무렇지 않게 직원들에게 언어폭력을 남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런 자신의 성격을 남들과 차별화되는 개성이라고 생각했다.

 사장님같이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어른은 자신의 태도에 한없이 너그럽다. 또 자신이 일할 때 갑질을 당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갑질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정당화하는 사람도 봤다. 이렇게 자신의 성격에 굉장히 관대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성격에는 몹시 깐깐한 잣대를 들이민다.

    

 한 겨울날, 친구 A와 같이 지하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정거장에서 내리는데 내 친구 A가 문 앞에 서있던 한 커플의 어깨를 세게 치고 갔다. 갑자기 어깨 치임을 당한 커플은 욕을 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던 친구 A는 커플의 욕을 듣지 못했는지 사과 없이 그대로 걸어 나갔다. 친구의 뒤에서 따라 걷고 있던 나는 당황스러웠다. 친구에게 사람을 쳤다는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였다. 조심스럽게 친구에게 말했다. “A야 옷이 두꺼워서 못 느꼈나 본대, 너 다른 사람 어깨 엄청 세게 쳤어. 그 분들 엄청 불쾌해하시던데.”라고. 돌아온 친구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일부로 친건데, 짜증나게 길 막고 있잖아.
사람이 내리면 비켜줘야 하는거 아니야? 그러게 내리는 사람 길을 왜 막고 있어.”     

 친구의 대답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친구는 덧붙여 이야기 했다.     


 “내 남자 친구한테 지금 이 일 이야기하면 아마 절레절레 고개 흔들 거야.
근데 길 막고 있던 쟤네가 잘못한거 맞잖아. 그치?”     


 친구 A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공감을 바랐다. 친구 A는 이러한 행동과 감정이 태도가 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나는 종종 친구 A의 모든 감정을 받아줘야 하는 감정 받이가 되어있는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친구 A의 연락처를 차단하며 관계를 멀리하는 것을 선택하였다. 내가 친구 A와 멀어진 것처럼 이런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게 된다. 자기 멋대로 하는 그들의 행동이 다른 사람과의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관계에 금을 내기 때문이다.   

  

 내 친구 A도 내가 다녔던 회사 사장님 같이 자신의 성격을 할 말은 시원시원하게 하며 솔직하다고 표현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적이게 포장하고 있다. 그들은 제멋대로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일 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날을 세운 채로 타인을 상처 주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막말하는 사람들은 흔한 착각을 한다. 자신의 행동이 ‘무례함’이 아니라 ‘솔직함’이라고. 연예인 조윤서는 2년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피드를 올렸다.    

 

 “솔직함과 무식함의 차이를 착각하며 사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무식은 무지(無地)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무지는 결국 무식함으로 드러난다. 제발 본인의 무지를 솔직함으로 포장해 무식한 무례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쿨해 보이지 않는다. 솔직하지 못한 비겁한 사람이다.”라고.     


 그렇다면 솔직함과 무례함의 차이는 뭘까?

두 단어 모두 듣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때 결정적인 차이는 솔직함은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며 배려한다.

하지만 무례함은 듣는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는 데 목적을 둔다.     


 연애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연애의 참견>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사연은 고민남이 너무 솔직한 여자 친구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고민남은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여자 친구에 끌려 교제를 시작하였다. 그 매력적인 모습은 나중에 독이 되어 돌아왔고 고민남에게 상처를 주었다. 하지만 고민남이 결정적으로 이별을 생각하게 되는 사건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 여자 친구가 식사를 하고 나서 벌어졌다. 고민남의 어머니는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여자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반가웠어^^. ○○○한테 늘 아껴주라고 얘기할게. 잘 지내고 종종 만나서 가깝게 지내자~ 우리 더욱 사랑하는 사이가 되자 잘 들어가렴~”이라고.     


 “어머니 오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전 ○○○와 정식으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도 아닌데 벌써부터 어머니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겠다고 약속하긴 힘들 것 같아요...^^; ○○○와 그런 사이가 되면 그때 노력할게요. 적당한 거리를 지켜가며, 배려하며 지내요^^.”     


 당신은 여자 친구가 고민남의 어머니에게 답장한 이 문자 메시지를 어떻게 보는가? 할 말은 하는 당당함으로 보는가? 가식 없는 시원시원함으로 보는가?


 아니다. 그녀는 전형적인 무례함의 표본이다. 그녀의 문자에는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말에 돋은 가시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다. 그 가시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찌르고 뚫는 것을.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모두와 잘 지낼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아야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을 수 있다. 살다 보면 분명 누군가의 잘못을 알려주어야 할 때나 내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도 굳이 남에게 인격모독이나 욕설과 같이 막말을 할 필요는 없다.


 “너 자신을 알라.”                      

                                                                                             - 소크라테스


 당신은 말에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먼저 고려하는 습관이 들어있는가? 당신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당신이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당신의 성격이 누군가에게는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있을 수 있다.


 사람은 대게 남의 성격에 비해 자신의 성격에 관대하다. 그렇다고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괴팍함을 털털함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말자. 자신이 스스로를 포장하는 사이 상대방은 잊지 못할 큰마음의 상처를 떠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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