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얘기만 듣고 싶은걸요.
요즘은 어떤 말이든 가슴에 꽂히는 느낌이다. 오늘따라 예쁘네, 오늘따라 못생겼네, 너 이거 되게 잘하네, 좀 별론데? 모든 피드백들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집에 오는 길에 생각나는 사회문제 관련 칼럼 주제와 그에 걸맞은 제목을 노트에 끄적였다. 과제 때문에 이 악물고 시작한 거긴 하지만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었다. 교수님이 이제까지 읽은 수많은 칼럼들 중에 내 칼럼이 제일 명작이었으면 했다. 근데 답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칼럼이란 걸 제대로 읽어본 적이 있어야지. 당최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엄청난 글을 뽑아낼 것만 같은 칼럼 주제 25가지를 노트에 적었다. 챗gpt도 쓰지 않고 제목도 참 칼럼스러웠다. 근데 정작 가족들한테 보여주니 반응은 별로였다. 동생은 '초등학생이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말은 글을 쓰는 사람의 사기를 확 꺾어버리는 말이었다. 아, 내 눈엔 정말 괜찮아 보였는데 남들 눈엔 아니었구나. 그래서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브런치에 글 쓸 맛도 나지 않았다. 근데 하나라도 쓰지 않으면 영영 쓰지 못할까 봐 그냥 쓰기로했다. 어쨌거나 동생의 말은 정말 이해가 안 됐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글 제목에 '대학생의 술문화 올바른가?', '담배경고그림, 혐오감인가 경각심인가' 같은 말들을 적는다는 건가? 나는 눈물을 삼키며 동생이 눈치가 없었던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럴 때면 너무 좋은 피드백만 받으려고 하나 싶기도 한데, (그렇지만.. 저는 칭찬만 받고 싶은걸요.. ) 그래도 언제나 내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시작은 무조건 좋은 말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뭐든지 못할 시기이기 때문에 뭘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줘야 한다. 나는 정말 칭찬을 먹고사는 고래 같은 존재인지라,
가벼운 칭찬에도 춤을 추고, 약간의 비판에는 며칠간 힘들어한다. 난 역시 선인장을 먹기엔 너무 여리다. 부드러운 버터만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