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 trainer
Feb 18. 2024
퇴근 무렵 주차장에 견인차가 들어오더니 건장한 청년이 휘발유통을 들고 나와 주위를 서성거렸다. 이상하여 가까이 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누나 오토바이에 기름이 떨어져 넣어주려 한다고 했다.
한창 바쁜 시간 그것 때문에 먼 곳까지 달려왔다는, 공손히 길을 묻는 그 청년에게 왠지 마음이 끌렸다. 마침 가는 방향이어서 같이 걸으며 돈독한 남매지간이 부럽다고 했더니, 누나 일이라면 자신은 시간과 거리에 상관없이 와야 하는 사람이라 한다.
이유인즉슨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난 누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후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동생들을 벌어서 키우고 가르쳤단다. 특히 막내인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무척 고생한 엄마 같은 분이라 했다.
그 누나가 바로 협력업체에 다니는 최여사님... 말수가 적어 이름도 모른 채 10여 년을 목례만 하며 지나쳤는데, 동생의 얘기를 듣고 사람이 다시 보였다. 참 좋은 분과 같은 공장에서 일한다는 기쁨에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