뮐하우젠 성벽 안의 마을은 시청사를 중심으로 크게 윗동네(윗마을, Oberstadt)와 아랫동네(아랫마을, Unterstadt)로 나누어지는데, 이번 글에서는 뮐하우젠의 이들 마을 이곳저곳에서 우연찮게 만났던 길거리 풍경을 두서없이 써내려가기로 하겠다.
1. 윗동네
윗동네의 메인 도로는 성 마리엔교회(St. Marienkirche)앞을 달리는 헤렌거리(Herren straße)와 바로 이어지는 슈타인거리(Steinweg)인데, 여기서부터가 슈타인거리가 시작된다. 아래 사진 왼쪽에 자동차들이 보이는데, 그 앞쪽에 넓은 광장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 윗동네의 시장인 오버마르크트(Obermarkt)가 서고.
위 사진 속 슈타인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가면, 한눈에 보기에도 도시의 중심가임을 알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독일의 어느 도시에 가든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커피전문점 치보(Tchibo), 화장품 매장의 성격이 강한 뮐러(Müller), 오만가지를 다 팔아대는 DM 등을 이 거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한편 슈타인거리에서 남쪽으로 한블록 떨어져 슈타인거리와 평행으로 달리는 거리가 있는데, 그 거리에는 옛날에 유태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의 이름 자체가 유태인거리(Jüdenstraße)인데, 이 거리에 있는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Synagogue)"가 그러한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건물의 외관만으로는 아래 사진 속 건물 중 어느 것이 시나고그인지를 쉽게 알아 볼 수 없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운데에 있는 노란색 건물이 바로 시나고그이다.
이렇게 시나고그를 찾아 왔건만 나는 건물안으로 들어가 시나고그의 내부를 보지는 못했고, 기껏해야 시나고그 앞이 안내판을 통해 사진으로 내부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 왜냐하면 아래 사진 속의 안내판에서 보다시피 이곳의 시나고그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만 오픈하는데, 내가 이 곳을 찾은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아, 월요일과 목요일 이외에도 내부 관람이 가능하기는 한데, 그를 위해서는 사전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노란색 건물앞에 시나고그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 시나고그의 역사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가 써있는데, 들어가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관심이 사라지면서 내용 또한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2. 아랫동네(Unterstadt)
시청사의 아래쪽(남쪽)에 있는 아랫동네의 주요 거리 중 하나는 시청사 앞에서 바하가 오르가니스트로 재직했던 성 블라지우스 교회로 이어지는 길인 라트거리(Ratsstraße)인데, 거리 끝에 보이는 교회가 바로성 블라지우스 교회이다.
성 블라지우스 교회를 돌아보고 다시 시청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사진을 한장 남겼다. 사진 끝에 보이는 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시청사가 나오고, 시청사를 지나치면 윗동네가 시작된다.
3. 기 타
뮐하우젠 곳곳에 산재해 있는 볼거리들로 관광객을 인도해 주는 꼬마열차가 프라우엔토어(Frauentor) 앞에서 출발한다. 다만 직접 타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운행노선과 운행간격, 그리고 요금은 알려주지를 못한다.
뮐하우젠의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보도 위에서 "이곳에 살던 하일브룬(Heilbrun)이란 사람이 1942년 폴란드의 루블린(LUBLIN)으로 강제이주된 후 살해당했다"라고 쓰여진 동판(?)과 마주쳤다. 그때부터 보도에 주의를 기울이며 걷다보니, 거의 유사한 내용이 쓰여진 동판을 보도 여기저기에서 계속해서 만날 수 있었다.
1942년이면 나치 독일이 전 유럽을 상대로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시기이고, 그 시기에 이런 일을 당할 사람들은 유태인밖에는 없을 것이란 것에 생각이 미쳤다. 독일관광을 나섰다가 예기치 않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의 현장에 서게 된 것인데, 아름다운 여행길이 갑자기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으로 바뀌어 버렸다. 즐거운 여행길에서 비극의 흑역사를 만나게 된 슬픔이 나를 지배했지만, 독일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는 것은 높이 살 만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위안으로 삼았다.
같은 형태의 동판이 한 곳에 이렇게 여러개가 모여있는 것도 보았는데, 아마도 이 보도 앞의 건물에 다수의 유태인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 동판을 하나씩 읽어 나가다가 이전에 보았던 것들과는 다른 내용이 쓰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곳에는 이 곳에 살던 유태인 중 로벤슈타인(LOBENSTEIN)이란 사람은 요행히 "팔레스타인으로 탈출하여 여생을 보냈다"고 적혀 있었다. 생사의 기로에 선다는 말이 이런 것이었던가?
위 사진 속 동판 근처의 건물인데, 마치 사람들이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하나같이 다리가 없다.
뮐하우젠 관광에 나서기 전날, 호텔에서 인터넷 서핑 중에 "주차장 입구 막은 차량에 속수무책. 닷새째 '강제 견인'도 못해"라는 우리나라 신문기사를 보았다. 조금 더 검색해 보다가 아래 링크에서 보듯이 "6일째 주차장 막혔는데 더 지켜봐야... 체포압수수색영장반려"라는 기사와도 마주쳤다.